매일신문

매물대로 본 주가전망

4월 랠리는 결국 실현되지 않았다. 4월10일 지수 491포인트를 저점으로 해서 바닥을 다진 뒤 한때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증시는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열흘 가까이 조정 받는 국면을 보이고있다.

4월은 '지수 500=바닥'이라는 인식을 다져준 측면에서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지만 600대에 안착하는 에너지를 분출하기에는 힘이 부쳤다. 그나마 나스닥과의 극심한 동조화에서 약간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준 점은 고무적이다.

당초 4월 하순의 횡보·조정 국면을 예견한 전문가들이 적지 않았다. 지난 1월 랠리 때 겹겹이 쌓인 개인투자자들의 매물벽이 너무나 두텁기 때문에 이를 돌파하는데는 상당한 진통(기간조정 및 가격조정)이 따를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이후 현재까지 거래된 지수대별 매물대를 분석해 보면 종합지수 기준으로 570~620 사이 거래된 물량이 총 물량의 30%를 넘는다. 또 540~570 사이에 거래된 매물도 22%나 된다. 경제 여건과 해외변수를 무시하고 수급 상황만으로 봤을 때 지수가 570을 쉽게 뚫지 못하고 비실대는 주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코스닥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1월 랠리당시 지수대인 74~82포인트대에 거래된 매물이 30%를 넘고있다.

두터운 매물대를 돌파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강력한 시장 에너지가 필요한데 투자주체(외국인, 기관, 개인투자자)들이 바닥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었으면서도 추가 상승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해,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못하고있는 것이다.

종합지수 기준으로 620선을 넘어서면 위로는 매물벽이 별로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증시가 랠리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620 고지 탈환이 중요하다고 지적하는 이들이 많다.

"현 장세가 바닥권이라는 인식은 널리 퍼진 것 같다. 따라서 620선 돌파가 관건이다. 이 선만 넘으면 그동안 투자처를 찾지 못하던 막대한 시중 부동자금이 증시로 폭발적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교보증권 대구서지점 최병희 지점장).

반면 보수적인 관점도 없지 않다. 만일 5월중 지수가 620선을 돌파하지 못할 경우 실망 매물에 따른 추락과 저점 재확인 과정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나스닥이 2천선 지지에 성공하고 반등세를 나타낸 만큼 우리 증시도 반등 국면이 이어질 것이지만 지난 1월과 같은 폭의 랠리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본다. 단기 반등후 지루한 조정장세가 3/4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다. 본격적 상승은 내년 이후에나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증권 애널리스트 홀짝박사 김문석).

아무튼 증시가 지난 1월 랠리 때 고점에서 물린 개인투자자들의 매물을 거뜬히 받아내고 한 단계 상승하기 위해서는 외국인을 필두로 한 강력한 매수세가 유입돼야 한다는데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5월 증시가 620선 돌파에 실패할 경우 지루한 조정 국면이 상당 기간 이어질 공산이 높으며 최악의 경우 다시 저점을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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