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이한동 총리해임안 표결 과정에서 여권이 보인 변칙처리에 비판론이 줄을 이으면서 여권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힘의 논리를 앞세운 횡포'라는 야당의 주장은 감내할만하다 하더라도 한 식구들 사이에서 조차 집단 투표불참에 대한 자괴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의원들은 "원내과반인 137석을 확보하고도 정정당당하게 투표를 못한다면 어떡하자는 얘기냐"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 총리 해임안 부결 처리라는 성공 뒤에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여권의 고민은 현재 의석 분포로는 이같은 상황이 계속 될 수 밖에 없다는데 있는 것 같다. 당장 인권법 표결에서는 김용환.강창희.정몽준 의원 등 비교섭단체 의원 3명이 한나라당 편을 드는 바람에 단 한 석의 우위를 점하는 살얼음판 같은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자칫 장관을 겸한 의원중 한 명이 외유중이거나 소속의원 중 단 한 명이 몸이 아파 입원이라도 한다면 모든 표결이 무산될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일부에서는 이들 무소속 의원에 대해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소리도 나온다.
또 민주당 소장파들 사이에서는 이제 자민련과 민국당의 입김에 끌려갈 수 밖에 없지않느냐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이들 입장에서는 이같은 구도가 어떤 상황보다 감내하기 어렵다.
이같은 당내외 우려에 민주당 지도부도 향후 정국운영에 골몰하고 있다. 민주당은 일단 한나라당이 소집한 5월 임시국회는 불참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변칙처리에 대한 비판론이 숙지기를 기다린 후 6월 임시국회에서 국회법과 나머지 개혁입법을 통과시킨다는 전략이다.
이상수 총무도 2일 당무회의에서 "지난달 30일 불가피한 조치를(이총리 해임안 변칙처리) 취한데 대해 양해해 달라"고 주문한 뒤 "5월 임시국회 기간을 6월 임시국회를 위한 준비활동 기간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숨고르기를 통해 내부전열을 정비한 후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회복하겠다는 속셈이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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