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사의 소리-화장실 청소 고된 일 아이들에 맡겨서야...

지난주 매일신문에 초등학교 화장실 청소 문제가 실린 걸 보고 참으로 공감했다. 작년 일본 연수 때 일본 초등학교들을 둘러보며, 화장실 문제가 빨리 개선돼야 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일본의 초등학교(소학교)는 대부분 전교생이 300~400명이었다. 40학급 이상 규모에 전교생 1천명이 넘는 우리나라 도시 학교에 비하면 농촌 소규모 학교 수준이다. 그러나 아동을 배려하고 불편을 줄여주려는 노력은 우리의 몇 배였다. 아동이 겪는 불편을 늘상 보면서도 제대로 도와주지 못하는 나로서는 한없이 부러운 것들이었다.

한 초등학교를 방문했을 때 계단 청소를 하는 청소부 아주머니를 볼 수 있었다. 교실 청소는 아동들 스스로 하지만 화장실이나 현관처럼 아동이 하기 힘든 시설물은 청소부를 두어 관리한다고 했다.

우리 경우 요즘 화장실 문화 개선이라고 해서 각급 학교에서도 화장실 청소를 크게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아동들의 고사리손으로는 화장실 청소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결국 교사가 나서게 되고 급하면 혼자 하게 되는 게 우리 현실이다. 이로 인해 교사들이 받는 스트레스도 적지 않다.

연수 일행 중 경기도에서 온 교사는 공공근로 요원이 학교에 있어서 그들이 화장실과 계단 청소를 해주고 있다고 했다. 화장실이나 아동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청소는 청소부를 고용하든지, 공공근로 등을 이용해서라도 아동들의 수고와 교사들의 스트레스를 없애는 쪽으로 개선됐으면 좋겠다.

화장실 문제와 관련해 덧붙이고 싶은 것은 세면대다. 학교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화장실에 한두개 정도의 세면대가 있는 것이 보통이다. 큰 규모의 학교에서는 층별 화장실에 세면대가 기껏해야 2, 3개여서 수백명의 아동을 수용하기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미술시간이나 급식시간에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지쳐서 손씻기를 포기하는 아동들도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교사도 세면.양치 교육을 제대로 하기 힘든 형편이다.

일본에서 교실마다 수도꼭지 3개 정도가 달린 싱크대가 설치된 한 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다. 복도에도 군데군데 수도꼭지가 있는 싱크대가 있었고, 그물망에 비누를 넣고 달아놓아 언제든 손발과 얼굴을 깨끗이 씻을 수 있었다. 아동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려는 배려를 엿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 학교에서도 이같은 시설물을 하루빨리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민 은 희(경산 금락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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