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일 어린이날 경축 행사 '풍성'

'아아악…'.비명과 교성이 뒤엉킨 마찰음이 바람을 타고 놀이동산을 뒤덮는다. 우방랜드에서 가장 인기있는 놀이기구 '부메랑'을 타는 사람들이 내지르는 괴성이다. 고작 1분30초의 짜릿한 비행은 사람에 따라 각양각색의 표정을 만들어낸다.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사람처럼 축 늘어진 사람이 있는가 하면 스릴을 만끽한 만족감이 상기된 표정에 그대로 배어있는 얼굴까지.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후회와 걱정이 가득한 표정으로 이들을 아래위로 훑는다. 길 건너 '바이킹'에서도 비명이 하늘을 찌른다. 그러나 그 비명이 괴로움보다는 즐거워 죽겠다(?)는 듯 모두가 환하게 웃고 있다.

5일은 어린이날. "올해는 어디를 가야 아이들이 좋아할까". 새털처럼 많은 날중의 하루지만 이날 만큼은 어린이들에게 특별한 날. 부모들도 덩달아 마음이 바빠진다. 하루쯤 고생을 각오하고 동심의 세계에 눈을 맞춘 경축행사장과 놀이공원에서 아이와 함께 가족의 정을 새롭게 하는 것도 좋겠다. 그러나 서두르지 않으면 차에 밀리고 사람구경만 하기 십상이다. 목적지가 정해지면 놀이기구 타기나 관람은 오전에, 오후에는 그곳 행사를 지켜보는 여유를 가져볼 것을 권한다.

▧두류공원.봉무레포츠공원=어린이날 축하 애드벌룬이 분위기를 띄우고 농악대의 길놀이가 '어린이 큰잔치'의 시작을 알린다. 동물캐릭터들이 두손 벌려 어린이들을 맞는다. 두류축구장에서는 멋지게 차려입은 54인조 군악대가 퍼레이드를 펼친다. 참가자들이 손수 만든 물로켓이 운동장을 박차고 포물선을 그린다. 두류야구장에서는 32인조 의장대가 총 다루는 깜짝 묘기를 선보인다. 또 120명의 특공여단 장병들이 뽐내는 특공 무술 시범에는 탄성과 함께 박수갈채가 쏟아진다.

봉무레포츠공원에선 광대복장을 한 세에로가 수상스키로 보여줄 수 있는 익살스런 묘기를 제공한다. 인간탑쌓기, 공중회전돌기 등 수상묘기는 오후 1시부터 시작된다. 251-1414.

▧우방랜드=대공연장에선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특별공연이 한창이다. 얼핏 겉모습만으로는 출연진 남녀 구분이 힘들다. 이들은 모스크바 국립서커스단 소속으로 세쌍이 부부이다. 20년 넘게 각국을 돌아다니며 서커스무대를 주름잡는 베테랑들. "자못 심각한 표정으로 지켜보던 관객들이 공연 도중 실수할 경우엔 더 큰 박수를 보내 준다"며"대구 사람들의 속깊은 배려에 늘 감사하고 있다"고 말한다. 우방랜드는 이날 글짓기 대회와 가족사랑 대잔치 등 푸짐한 경품잔치도 갖는다. 6200-001.

▧냉천자연랜드=테크노 댄스왕 선발전(오전 11시)과 가족노래자랑(오후 1시)이 열린다. 몽골 실물공룡 골격관에선 1억 5천만년 전의 격투화석 등 20여점이 우람한 위용을 자랑한다. 사람들 발길이 잘 안닿는 언덕배기 위쪽에 자리잡고 있는 농경민속 자료관은 무료 입장. 안동수몰지구 등에서 수집한 손때 묻은 생활유물 320종 200여점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팀을 갈라 서바이벌 게임도 즐길 수 있다. 768-7300.

▧경주월드=제주도의 정취가 물씬한 유채꽃 축제가 20일까지 이어진다. 볼쇼이 묘기단과 코믹 피에로 져글링 등 다양한 행사가 준비돼 있다. 특히 국내서 두번째로 도입된 대형 인공 래프팅인 '그랜드캐년 대탐험'은 총길이 450m로 8인승 원형 고무보트를 타고 계곡을 탐험하는 가족 모험놀이 시설이다. 054)748-3353.

▧기타=수성못 호안정리가 끝나고 잔디도 새단장, 한결 홀가분한 주변 경관을 갖게된 수성랜드. 아직 물이 덜 차 유람선과 보트놀이는 즐길 수 없다. 부곡하와이는 레크리에이션 응원전(오후 2시), 이색 뽕망치 대결(오후 2시 50분) 등 가족위주의 이벤트가 이어진다. 대구시민야구장에서도 이날 야구경기에 앞서 코르크총으로 인형맞추기, 페이스 페인팅 등 장외 행사와 야구 퀴즈왕 선발전 및 싸인볼 던지기 등 어린이를 위한 행사들이 열린다.

노진규기자 jgro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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