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늘의 포커스-김대통령·페르손 총리 정상회담

서방국가 정상으로는 처음인 예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의 이번 남북한 동시방문으로 지난 3월 한미 정상회담 이후 냉각국면에 접어든 남북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페르손 총리는 이번 방북에서 남북관계 진전을 결정하는 핵심사안인 미사일 문제와 서울답방 여부에 대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으로부터 분명한 답을 들고 서울로 왔다. 즉 북한이 2003년까지 미사일 시험발사를 유예한다는 것과 6·15 남북공동성명의 철저한 이행과 그 연장선상에서 남북정상회담의 개최에 대한 희망을 밝힌 것이 바로 그것이다.

페르손 총리가 들고온 이 보따리는 남북관계의 조기 정상화를 바라는 우리의 기대에는 다소 미흡하지만 북한에 대한 미국의 불신 표명으로 급격히 냉각된 한반도 정세를 다시 해빙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성과로 평가할 만하다.

특히 미사일 발사를 유예키로 한 것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는 자주권에 속하는 사안이라며 요지부동이었던 그동안의 자세에서 한 걸음 물러난 것으로, 북미 대화의 조기 재개도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4일 오전에 열린 김대중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페르손 총리의 방북이 남북관계 진전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 한반도 정세의 안정과 평화정착에 큰 기여를 하게 됐다는 점에 의견 일치가 이뤄졌다.

두 정상은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해서는 남북한 당사자간 대화와 협력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이 필요하다는데에도 인식을 같이 했다

그러나 페르손 총리의 남북한 동시 방문으로 남북관계 정상화의 실마리가 잡혔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가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북미관계 개선이라는 고비를 넘어야 한다. 관건은 다음달 말까지는 확정될 미국의 대북정책이 어떤 색깔을 띠느냐이다.

지난 3월 한미 정상회담 이후 부시 행정부의 강경 일변도의 대북 자세에 대한 미국 내외의 비판과 미 행정부내 온건파에 대한 미국 여론의 지지에 따라 미국의 태도가 조금씩 유연해지고 있는 기미는 보이고 있다. 그러나 북한을 다시 테러국가로 지정한데서도 드러나듯이 미국의 자세가 바뀔 것이라는 확증은 어디에도 없다.또 김 위원장이 6·15 남북공동선언의 확고한 이행과 그 연장선상에서 제2차 남북정상회담의 개최를 희망한다고 밝혔지만 이 역시 미국의 태도 여하에 따라 성사가 결정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시각이다.

따라서 페르손 총리가 김 위원장과의 회담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밝힌대로 이제 공은 미국으로 넘어간 셈이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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