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페르손 총리 남북방문 뒷 얘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제2차 남북정상회담 등 남북관계 진전에 주저하고 있는 것은 예상대로 미국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예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의 남북한 연쇄방문 이후 한국과 EU(유럽연합) 외교소식통들이 전한 뒷얘기는 김 위원장은 페르손 총리에게 서울 답방과 관련,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으며 잘 준비되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한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때문에 당장은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또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점과 대북정책 검토단계에서 북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면서 "북한은 미국을 적으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수차례 강조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페르손 총리는 북한이 지금까지 자주를 중시해온 만큼 자주적으로 결정할 것을 강조했고 김 위원장은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가 끝나면 남북관계도 진전시켜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페르손 총리는 또 김대중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이 경제개혁 문제에 대해 확실한 방향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인상을 받았으며 김 위원장도 스스로 경제분야에 대해 경험이 적다며 이를 인정했다"고 말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김 위원장과 페르손 총리는 투자보장, 국민에 대한 경제교육, 농업구조 등 시장경제 문제에 대해 장시간 토론을 했고 김 위원장은 "남쪽의 식량 및 비료 협력에 감사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페르손 총리는 또 김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은 참고서류를 많이 갖고 있었지만 보지 않고 직접 답변했다"면서 "모든 문제를 잘 파악하고 있으며 대화가 잘 통하는 인물"이라고 평하자 김 대통령도 "내가 받은 인상과 비슷하다. 잘 본 것 같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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