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교급식 이대론 안된다

(1)꼬리 문 식중독 사고

올들어서만도 지난 4월까지 전국에서는 17건의 식중독 사고가 발생, 734명이 고생했다. 작년 11건(586명)보다 많이 늘었다. 작년 전국 식중독 환자 총수 7천269명 중에는 학교환자가 66%(4천792명)나 됐다.

1998년 이후 발생한 대구지역 학교급식 식중독 사고는 모두 7건. 98년 1건, 99년 3건, 2000년 3건이었다. 올해 이미 1건이 생겼다. 지난달 27일 성광고생 126명이 설사·복통으로 고생한 것. 이번 사고 뒤 학교측은 급식당과 매점을 폐쇄했다. 그리고 이틀 후 시교육청 홈페이지에 어느 학부모의 글이 올랐다. "학생들이 먹다가 버리거나 반품한 사례가 전에도 있었다. 이런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이 사고 직후 보건당국은 음식물을 수거해 원인규명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아직 원인균을 찾아내지 못했다. 지난 3년간 발생한 7건의 식중독사고 원인도 모두 '불명'이었다. 원인균조차 못찾은 사고가 3건에 이르렀고, 찾아냈다 하더라도 어떤 경로로 음식물을 오염시켰는지 밝혀진 경우는 한건도 없다.

다만 물에 문제가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만 제시됐다. 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작년 12월까지 조사한 결과 시내 초교 12개, 고교 19개의 먹는 물에서 세균이 검출됐다. 부적합률 9%. 경북대 예방의학과 천병렬 교수는 "음용수 오염으로 인한 식중독이 많지만 사고가 나면 학교측이 물부터 소독해 버려 밝히기 힘들다"고 했다"음식 재료를 땅바닥에 놓고 가공하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작업 때도 소독된 장갑·장화를 착용한다. 재료는 그날 처리하고, 일반인은 아예 조리실 출입을 금하고 있다". 덕원고 주윤경 영양사의 설명. 최선을 다한다는 얘기이다. 관계자들 모두가 "아무리 신경을 써도 어쩔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담당자들로서는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소비자의 입장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식중독은 일어나고 있지 않은가? 결국 운떼기라는 소리인가?

학교 식당에서 음식을 만들지 않고, 외부에서 도시락을 갖고 와 먹는 급식도 있다. 그런 것은 깨끗할까?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작년에 벌인 합동단속에서는 52개 중·고교 급식 제조업체 21곳, 그런 업체에 재료를 공급하는 24개 업체 등이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치에 사카린을 넣었다가 적발된 경우도 있고, 무허가나 유통기한 지난 재료를 마구 사용했다가 걸린 경우도 있다. 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완제품 도시락을 작년에 연중 점검했다. 밥 먹는 시간에 무작위로 수거한 도시락 209건 중 7개 제품에서 대장균·황색포도상구균이 나왔다.

내년부터 학교 급식은 중학교까지 전면 확대된다. 이대로는 안될 것이다. 자녀의 귀한 생명을 그들에게 맡겨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것이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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