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말라죽는 가로수

많은 돈을 들여 심은 가로수가 말라 죽거나 죽어가고 있다.군위군청은 작년 11월 말 5천930만원을 들여 4개 구간 10km에 2천500포기의 무궁화를 심었으나 거의 말라죽었다. 무궁화 심기는 행자부가 월드컵 대회를 앞두고 나라꽃을 알린다며 특별교부세를 지원해 시행됐다. 그러나 심는 시기가 한겨울이어서 문제가 됐다.

식목 작업을 맡았던 산림조합 박재규(48) 상무는 "심는 시기를 놓쳐 우려가 있었으나 전국 동시 발주로 묘목값이 폭등해 강행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군청 김대영씨는 "돈이 너무 늦게 내려와 서두르느라 일부 중국산이 들어온 것 같다"고 했다.

의성군청도 작년 10월 3천100만원을 들여 군위군청과 같은 구입처에서 무궁화 묘목 2천830포기를 구입, 공공근로 사업으로 나무를 심었으나 살지 못해 조사한 결과 900포기의 묘목이 중국산인 것으로 밝혀내 변상 받았다.

합천군 가야면 야천리 점골에서 성주군 수륜면 백운동 사이 도로의 경우, 합천군청은 1997년 11월쯤 7천200여만원을 들여 160여 그루의 히말라야시더를 심었으나 지금은 대부분 말라 죽었다.

야천리 전 이장 김모(61)씨는 "심는 사람들이 심지어 뿌리를 감쌌던 비닐조차 뜯어내지 않고 심어 당시에 이미 당국에 알렸으나 무시됐다"고 했다. 군청 관계자는 "작년에 공공근로 인력을 투입해 뿌리 비닐 제거작업을 했으나 나무는 죽었다"고 말했다. 조경연구가 윤모(40)씨는 "이곳 지형.토양으로 봐 소나무 종류가 적합하고, 성주군청은 그렇게 했다"며 수종 선택에도 잘못이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군위 정창구 기자 jc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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