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람 싸움에 소 등 터졌다.

어린이날 연휴였던 지난 5, 6일 경주는 무역 전쟁터였다. 올해 우리나라 소시장이 완전 개방되면서 예견됐던 충돌이 발생한 것.

◇입식저지 충돌

5일 오전 7시15분쯤 대한통운 트럭(15∼25t) 7대가 144마리의 수입 소를 싣고 인천을 출발해 경부고속도 건천 톨게이트를 통과, 건천읍 모량리 마을 앞에서 저지당하면서 이틀간의 대치가 시작됐다. 1대는 아예 인천에서부터 뒤따라 추적해 온 농민들에 의해 톨게이트를 통과하자 마자 저지당해, 싣고 있던 7마리가 길에 방류되기도 했다.

생우들은 트럭마다 22마리(2대)∼20마리(5대)씩 실린 채 대기했고, 그 가운데 2마리는 죽었으며 다른 3마리도 쓰러졌다. 트럭 운전기사 등 2명은 충돌 과정에서 상처를 입었고, 트럭 5대의 타이어가 펑크났다. 경찰은 가해자들의 신원을 확인한 뒤 귀가조치하고 추후 수사를 벌이기로 했다.

경북은 물론 경남.전북 등 전국에서 몰려 든 축산농민들은 첫날 400여명으로 늘어났으며, 모량리 마을 앞에 천막을 치고 철야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6일 날이 밝자 거의 귀가하고 40~50명만 자리를 지켰다. 경찰은 3개중대 병력을 투입했다가 6개중대로 늘려 비상 대기했다.

◇협상과 후유증

축산농.수업업자, 농림부 축산국장, 경북도청.경주시청.경찰 등 관계자들은 밀고 당기는 마라톤 회의를 갖고 1차 합의와 2차 합의를 거쳐 6일 밤 11시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 그러나 문제는 앞으로도 여전히 계속될 전망이다.

수입업체 측은 "정당한 과정을 거쳐 수입한 소의 입식을 정부가 보호해 주지 못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업체측은 경주지역에서 1차 144마리 입식이 성공하면 8일 291마리 등 3회에 걸쳐 455마리를 입식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그러나 축산농 서양환(46)씨는 "양축농이 다 죽는 생우 입식은 막아야 한다"고 했고, 한우협회 대구경북 지회 남호경(53.경주 외동읍) 지회장은 정부의 결단을 요구했다. 협상 과정에서도 농민들은 지난달 30일 663마리의 생우 검역에서 8마리가 블루텅 병에 걸린 사실이 드러난지 이틀만에 재검역을 끝내고 검역증을 발급한 이유를 물었고, 검역을 통과한 2마리가 어떻게 죽었는지 이유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경주.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수입 생우 사태 일지

4.16 호주산 생우 381마리 인천항 반입

4.18 호주산 생우 282마리 부산항 반입

4.19 부산검역원 축산농가 규탄대회

4.30 인천검역원 축산농가 규탄대회

4.30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생우 8마리(인천5, 부산3) 블루텅 병 판정 발표.

5.2 생우 655마리 재검역 뒤 검역증 발급

5.4 생우 공급시작(경주 455, 전북 90, 경기 110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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