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학생의 절반 이상이 하루에 1시간도 공부하지 않고, 10명 중 1명이 입학만 하면 졸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니 심히 걱정스럽다. 더구나 자연계열과 국립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더 낮고 공부를 더 안 한다니 뭔가 잘못 돼도 한참 잘못된 느낌이다.
교육인적자원부가 고려대 교육문제연구소에 의뢰해 전국 국·사립 6개 대학 재학생 1천78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대학생에 대한 학업성취와 사회적·문화적 배경 등 요인에 관한 기초 조사'에 따르면 수업 시간 외에 하루 2시간 이상 공부하는 학생은 21.1%에 불과하다. 반면 30분도 공부하지 않는 학생이 23.1%, 1시간 미만이 28%로 무려 51.1%나 하루 1시간도 공부하지 않고 있으며, 이 중에는 국립대생이 57.0%, 자연계열이 55.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열한 입시 전쟁을 치른 뒤 대학에 들어간 학생들이 그 엄청난 스트레스 때문에 '한번 실컷 놀아 보자'는 보상심리를 잠시 갖는 것은 이해하지 못하는 바 아니다. 그러나 학년이 올라가서도 꿈도 의욕도 없이 놀고 있다는 사실은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대학에서의 수업은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입장권에 지나지 않으며, 자기 공부는 어디까지나 자기가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신선한 지적 호기심과 정신적 모험심이 따라야 한다.
대학생들이 이렇게 '목적의식 없이'(41%) 공부하지 않는 것은 '간판 사회'의 뿌리 깊은 전통이 개혁되지 않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요 몇년 새 우리 사회에는 기초학문, 특히 인문학의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게다가 휴학 급증으로 강의실의 어수선한 모습까지 겹쳐 대학과 교육의 미래를 걱정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21세기는 지식기반 사회이므로 국가 경쟁력의 기초요 산실인 대학은 어느 곳보다 튼튼해야만 한다. 교육 여건의 획기적인 개선과 공부하는 대학을 만들기 위해 교육 당국과 대학, 학생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암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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