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부총재가 "계기가 되면 김대중 대통령과도 만날 수 있다"고 발언, 연일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여권인사들이 차기 대선과 관련 제3후보론을 거론하는가 하면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가 박 부총재에게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는 소문이 나도는 가운데 나온 말이어서 더욱 그렇다.
지난주말 정치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폴컴'과의 인터뷰에서 박 부총재는 "이 시대의 화두는 동서 및 보혁, 여야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라며 "자연스런 계기가 이뤄진다면 김 대통령과도 만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물론 박 부총재는 "정치인으로서 누구와도 만날 수 있다는 의미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최근 박 부총재가 전직 대통령과의 만남을 추진하며 몸값을 한껏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 발언이기에 정치권의 반응은 예사롭지 않다. 박 부총재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에 대해서는 비판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여권을 비롯, 정치권 전반에 행보를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에 이어 전두환.최규하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추진하고 있는 박 부총재는 이미 자민련 김 명예총재와 민국당 김윤환 대표와는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박 부총재는 "대통령 후보가 특정지역에서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권 일부의 영남후보론을 꼬집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부총재의 일련의 발언을 두고 "기존 정치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한편 차기 대권후보 가능성까지 타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그의 이 총재에 대한 비판은 여전하다. 박 부총재는 이 총재의 '개혁적 보수 노선'에 대해 "보수는 보수고 개혁은 개혁이다. 보수적 개혁은 있을 수 없다"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전날 라디오 프로에서도 대통령 4년 중임제를 거듭 주장하면서 "태생적 한계 때문에 한나라당 대권 주자는 이 총재"라며 간접적으로 비난했다. 그러나 이 총재 측은 대중적 인기가 높은 박 부총재를 '울며 겨자먹기'로 끌어 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연스레 박 부총재의 주가는 날로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박진홍기자 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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