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료값 올라 축산농 겹고통

광우병, 구제역, 호주산 생우 수입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사료값까지 인상돼 축산농들이 더 큰 어려움에 빠져들고 있다. 이런 중에 한우농들은 1종 전염병 소의 수출입 과정에 의혹을 제기하고 호주 측도 예민한 움직임을 보여, 수입 생우 문제가 국제 교역문제로 비화될 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축산농.농협.사료업체 등에 따르면, 배합사료 값은 환율 불안에 따라 지난 2월 이미 평균 8~9% 인상된 뒤, 특히 민간 유통분은 지난달 말쯤 또다시 평균 7%정도 올라 거래되고 있다. 올들어 넉달 사이에만도 15~16%나 급등한 것.

한우 80마리를 키우는 상주 한우협회 김윤수(53) 회장은 "이번 값 인상으로 월 70만원 정도의 추가부담이 생겼다"고 했다. 돼지 2천마리를 사육하는 또다른 축산농은 추가 부담이 700여만원에 이른다고 했다.

민간 유통분의 값이 오른 뒤 14개 공급업체들은 농협 납품가 인상도 요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 경북본부 고종석(40) 축산팀 과장은 "중앙회와 보조를 맞춰야 하지만, 환율 등을 감안하면 업체측 인상 요구를 외면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작년 경북지역에 2천100억원 어치를 팔았던 농협도 지난달 초 값을 올리려다 구제역.광우병 파동을 고려해 보류했었다.

이런 가운데 8일에도 기습적으로 호주산 수입 생우 15마리가 경주에 입식되자(본지 8일자 26면 보도) 한우협회 회원들은 9일 긴급히 회의를 열어 야간 감시 강화 등 비상대책을 강구키로 했다.

한우농들은 특히 "추가 입식 소 중 한마리가 또 죽어 1종 블루텅 전염병의 국내 유입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며, "호주 자국에서도 1급 전염병 생우 이동을 금지하면서 어떻게 한국으로 수출됐는지 경위가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호주측은 지난 5, 6일 한국 주재 상무관을 경주 현장에 긴급히 파견하는 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입업체에서는 수입 계약분 6천여마리 도입을 올 연말까지 모두 강행할 예정이며, 입식 계약 농가에서도 "계약금을 줘 놓은 이상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경주.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상주.박동식기자 parkd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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