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남은경기 어쩔려고

선발-중간-마무리로 이어지는 투수분업화는 현대 과학야구의 결정체다.선발투수가 최소 6회까지 던져주고 7,8회는 중간, 9회는 마무리가 맡는 구도다. 따라서 역할분담을 잘 소화할 수 있는 투수진이 고루 갖춰져야만 강팀이 될 수 있다.

삼성과 해태의 8일 경기는 1회초 무사만루 위기를 넘긴 삼성이 경기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경기였으나 중간투수진이 무너지면서 해태의 완승으로 끝났다.

삼성은 선발투수진의 부상으로 선발로테이션에 차질을 빚으면서 중간투수진에도 영향을 끼쳐 전체 마운드 운용에 비상이 걸렸다. 선발로테이션에서 이용훈과 김진웅이 빠지면서 자연 중간투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었다. 두산, 현대, SK 등 경쟁팀들은 전체승수 가운데 12승이 선발승이었으나 삼성은 9승에 불과했고 중간, 마무리가 승수를 쌓은 것이 8승이나 됐다. 선발진이 제역할을 못한 셈이다.

특히 가장 믿을 만한 중간투수 김현욱의 혹사는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삼성의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다. 김현욱은 29경기 가운데 17경기에나 등판했고 선발 임창용 다음으로 많은 투구이닝(32이닝)을 기록했다. 아무리 컨디션이 좋다 하더라도 김현욱의 무리한 등판은 부상의 위험을 높여주고 결정적인 순간에 공의 위력을 반감시키게 된다.

이것은 100개 이상의 공을 던져주고 가능한 한 긴이닝을 가져가야 하는 삼성선발진의 부상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기는 하지만 코칭스태프에게는 마운드 관리체제를 재검토하라는 계기를 만들어준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2000시즌이 끝난 지난해 12월부터 계속된 무리한 훈련일정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80일이 넘는 장기간의 해외훈련에다 감독과 코치진 교체에 따른 선수들의 과도한 경쟁심리가 오버페이스를 했고 그 역효과가 시즌 중의 부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삼성 선수들의 많은 부상은 '휴식도 훈련의 일부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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