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다루는 TV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책은 지난 90년대부터 우리 사회의 거대한 문화적 흐름으로 자리잡아 왔으나 활자 매체에 비해 방송사들이 그다지 크게 비중을 두지 않은 부분. 그동안 TV에서 책은 교양 프로의 양념격으로 다뤄졌고, 프로 개편 때마다 사라졌다 등장하는 신세에 불과했다. 반면 프랑스의 경우 책 프로 진행자가 인기 절정에 오르는가 하면, 일본 NHK의 책 프로그램은 높은 시청률을 얻을 정도로 우리와는 전혀 다른 형편이다.
하지만 책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면서 최근 TV에서 책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3대 방송사들이 앞다투어 독자적인 책 프로그램을 편성하는가 하면 새로운 구성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3대 방송사의 간판 책 프로그램으로 떠오른 KBS 1TV 'TV, 책을 말하다'(목.밤 10시)가 이번 봄철 프로개편때 신설됐고, MBC '문화매거진 21'(금.밤 12시15분)에서는 책이야기를 고정코너로 다루고 있다. 또 EBS도 토요일 밤 12시 20분에 '정운영의 책으로 읽는 세상'을 편성, 방송하고 있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박명진 교수가 진행하는 'TV, 책을 말하다'는 저자와 토론자, 진행자가 등장하는 새로운 구성의 책 프로그램. 테마북, 화제의 책, 사진으로 보는 책 이야기 등 다양한 코너를 통해 책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10일에는 지난해부터 인문과학부문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국의 정체성' '한국의 주체성'의 저자 탁석산씨와 비평가 고종석씨, 국제금융연수원 김상경 원장이 열띤 토론을 벌인다. 또 연초 번역출간돼 화제를 모은 책 '보보스'를 '이윤석의 책으로 보는 세상 코너'에서 심층 분석한다.
한편 화제의 책을 다각도로 분석, 소개하는 김창완 방현주의 MBC '문화매거진 21'과 문제작 한 권을 심층 해부하는 EBS의 '정운영의 책으로 읽는 세상'도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가요, 코미디 프로가 주말 황금시간대에 칙사(?) 대접을 받고 있는데 반해 책 프로는 심야로 밀려 편성되고 있는 것은 책에 대한 우리의 현실인식을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움이 적지 않다.
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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