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한국방문의 해' 먹칠한 '까막눈 관광'

연간 50만명이 넘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려오는 데 관광대비책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니 도대체 문화관광부는 뭘하는 곳인지 의심스럽다.

더욱이 올해를 '한국방문의 해'로 슬로건까지 내건 마당에 손님맞이의 기본부터 갖추지 않았다는 건 관광정책의 맹점이라 하지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관광객의 대다수는 미국, 일본, 중국인들로 연간(작년기준) 약 130만명에 이르는데 그중 일본이 25만명이고 중국인은 약 50만명이나 중국인 관광객은 경제도약에 따라 앞으로 엄청나게 불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우리의 관광정책도 중국인을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이미 수립돼 있어야 한다.

그런데 문화관광부에서 내놓은 안내책자마저 엉터리가 많다니 그 나머지는 물어보나 마다다. 지난주 중국노동절 관광객들은 "도대체 말이 통하지 않고 볼 것도, 먹을 것도, 살 것도 없다"면서 "다시는 오지않겠다"며 돌아갔다고 한다. 입으로만 외친 '한국방문의 해'의 허상을 그 중국인은 절감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중국인들이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이라는 제주도를 중심으로 경주의 고적과 동해안 절경, 대구의 백화점 문화를 접목시키는 대구.경북의 관광자원은 연계만 잘 시키면 훌륭한 관광코스로 손색이 없다. 이런 관광상품을 어떻게 조화롭게 개발하느냐가 행정당국의 몫이고 이걸 상품화해 고객을 유치하느냐가 업계의 몫인데 두쪽 모두 절름발이라는 데 우리의 관광정책에 맹점이 있다. 가장 중요한게 관광객의 의사소통 문제인데 이런 기초부터 안돼 물건을 제대로 못팔고 안내가 안되면 그야말로 '까막눈 관광'에 다름아니다. 대학과의 산학연계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왜 못 푸는지 정말 답답하다. 식당메뉴나 관광지 가로에 한자병기하는게 왜 그렇게도 실행이 안되는가. 행정의 능률성, 개방성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대목이다. 큰 밑천없이 외화를 버는 '중국특수'를 우리처럼 어리석게 대처하는 나라가 또 있을까. 정부차원의 근원적이고 실질적인 대책 강구가 급한 계제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