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최종진 논설위원)

19세기 후반 세계적인 스포츠 지도자로 흔히 바켈라스(Demetrius Vikelas)와 쿠베르탱(Pierre de Coubertin)을 꼽는다. 이 두 사람은 올림픽 부활에는 동지적인 입장이었다. 그리스인인 바켈라스는 프랑스인으로 올림픽부활을 주창하는 쿠베르탱의 계획을 전적으로 찬동하고 아낌없는 지원을 했다고 한다. 이처럼 두 사람은 올림픽부활을 놓고 한치의 틈새도 없었으나 접근하는 마음은 달랐다. 바켈라스는 당연하게 조국 그리스 영광 재현에 쌍수를드는 입장. 쿠베르탱은 부활 첫대회 개최지는 그리스가 아니어도 무방하다는 생각이었다.

▲두사람의 격돌은 1894년 6월 23일에 열린 파리 콩그레스서 종지부를 찍게 된다. 이 국제대회에서 고대 그리스 올림픽을 부활키로 결정하고 첫대회의 개최지를 아테네로 정했다. 이와 함께 이날 창설한 IOC의 초대위원장은 개최국에서 선출하기로 합의해 쿠베르탱으로서는 철저한 패배였다. 부활 올림픽의 첫 개최도시로 파리가 제격이라는 평소의 주장이 밀려났고, 초대 IOC위원장 자리도 바켈라스가 앉게 된 것이다. 평소 주창한 올림픽 부활은 결실을 보았지만 조국 프랑스에게 무엇을 가져다 주지는 못했다.

▲오는 7월16일 모스크바에서 있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김운용 대한체육회장의 당선 가능성에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동양인으로서는 처음 있는 도전이고 승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의 표밭 분포 등으로 본 판세는 3파전으로 본다. 김 회장과 자크 로게(59·벨기에) 집행위원, 딕 파운드(59·캐나다)위원. 그러나 최종 맞대결은 김회장과 로게 일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스스로 당선가능성을 50대50으로 평가하고 김 회장은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2차투표에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IOC 위원장을 뽑을 위원은 79개국 123명. IOC위원은 어느 나라를 가든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고 호텔에 도착하면 자기나라의 국기가 게양될만큼 세계적으로 권위가 인정된다. 올림픽 종목 채택, 개최지 결정 등 권한이 막강하다. 이를 조정하는 위원장의 영향력은 유엔 사무총장을 능가할 정도라는 얘기다. 이 막강한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는 김 회장은 대구 남산동 뽕밭에 대한 추억을 종종 말할 정도로 어린 시절을 한때 보냈다고 한다. '7월 모스크바 변혁'에 대한 국민적인관심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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