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년 입시 구술.면접 준비 어떻게...

내년도 대입 전형 때 구술.면접 비중이 높여질 예정이나 수험생들로서는 마땅한 대비책이 없다. 특히 이번달 시작되는 1학기 수시모집에서는 내신성적 외에 구술.면접이 당락을 좌우하지만 사정은 마찬가지.

이를 노려 관련 고액 과외가 이미 나타났으며, 학원.학습지 등에서 다양한 형태의 사교육 프로그램이 쏟아지고 있다. 어떤 것이 있으며, 효과는 과연 얼마나 있을까?

◇어떤 프로그램들이 나도나=대입 제도에 변화가 생기면 학원들은 마치 기다렸다는듯 수험생 구미를 당기는 프로그램을 내놓는다. "입시제도가 정착돼 학원들이 문 닫을만 하면 교육부가 다른 밥벌이를 만들어 준다"는 학원가의 우스개가 우스개로 끝나지 않는 것.

내년도 입시와 관련해 학원들이 올해 선보인 것은 이른바 '토털 서비스'. 전형 방식이 워낙 다양해지다 보니 수험생 개개인이 모든 정보를 입수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를 주목해 학원들은 내신성적 관리서부터 수능시험, 대학 지원까지 일체를 책임진다며 학생들을 모은다. 구술.면접도 중요한 요소로 포함된다. 대구에서도 구술.면접을 수능시험 과목과 묶은 종합반 형태, 별도의 구술.면접 대비반 등이 나타나고 있다.

학원 과목 개설에 곧바로 뒤따르는 게 과외. 대구에서는 수성구 일부 학부모들이 100만원 안팎의 구술.면접 과외를 시킨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서울에선 1학기 수시모집 때 상위권대 인기학과를 노리는 학생이 적잖아 그것이 200만~5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구술.면접 학습지도 가세했다. 서울 유명 학원.연구소 등이 벌써 4, 5 종류를 내놓은 것. 값이 연간 30만~40만원선. 한두달에 한번씩 현지 특강을 나오고 월 1, 2회 온라인으로 첨삭 지도도 해준다. 수험 정보가 부족한 서울 이외 지역 학생들을 노린 측면이 강해, 대구에서도 이를 받아보는 학생이 있다.

인터넷 구술.면접 사이트도 이미 여럿 선보였다. 무료에서부터 월 5만원 안팎까지. 학원이나 학습지보다 훨씬 싸다.

◇어느 정도 효과 있나=지난달 말 서울서 출장 왔던 강사의 구술.면접 특강을 들은 대구의 한 재수생은 "별 게 없더라"고 했다. 공연히 불안해 학습지를 신청했지만 특강도 시원찮고, 학습지 역시 혼자 공부하기는 무리였다고 했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생각 중이라는 것.

학원 관계자들도 자신 있는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한 강사는 "대학조차 방법과 내용을 아직 못정해 제각각인데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강의가 실제 입시에서 뭐 그리 효과가 있겠느냐"고 했다. 서울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지난해 서울대.포항공대 등의 면접에서처럼 고난도 교과 지식을 캐물을 경우 단기 대비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길은?=내년 입시 대비의 핵심은 지원할 대학.학과를 미리 정하고 그에 맞춰 준비하는 것이다. 대학별 전형이 워낙 복잡.다양하기 때문. 내신이나 수능 결과를 보고 정시모집에 지원하겠다며 여유를 부리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특히 구술.면접은 대학별로 차이가 크다. 서울대.포항공대 등 상위권 대학과 중위권 이.공계 학과는 본고사형 심층면접이 주류를 이룰 전망. 전공 관련 교과목 문제를 푼 뒤 면접관에게 설명하는 방식이다. 여타 대학이나 인문계열 학과 면접도 교과.시사.전공과목 등을 복합시킨 질문이 많은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이런 방식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학과 공부 외에 꾸준한 독서 및 신문 읽기로 지식을 쌓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했다. 평소 글쓰기.말하기 훈련을 해 두는 것도 마찬가지. 지망 학과.학문에 대한 기초 지식을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지역대 한 관계자는 "교과 성적이 비슷한 수험생들에게서 변별력을 얻기 위해서는 면접을 중시할 수밖에 없지만, 고교 과정을 벗어나 전문 지식을 묻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지나치게 구술.면접에 주눅 들어 사교육에 헛된 힘과 시간을 쏟을 게 아니라, 자신이 지원하는 대학.학과 수준에 맞춘 차분한 준비로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