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업체의 추가 수입 포기 선언으로 호주산 생우 수입 문제는 일단 큰 줄기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미 수입돼 있는 소의 처리가 과제로 남게됐고, 호주 정부도 나름대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을 뿐 아니라, 수입 취소에 따른 달러 손실도 불가피, 사태는 아직도 계속 중인 셈이다.
◇한우농.정부.수입업체 반응=한우 축산농들은 수입 포기 선언을 일제히 환영했다. 한우협회 경주지부 남효경 회장도 "뒤늦게나마 생우 수입을 포기한 것은 다행"이라고 했다.
그러나 뜨거운 감자를 넘겨 받은 정부 관계자는 난감해 했다. 농림부 축산유통과 배두성 사무관은 "소를 한 곳에 모을 장소조차 마련치 못하고 있다"고 곤혹스러워 했다. 수입업체인 농원식품 한두식 대표 역시 "앞으로 호주 수출업체의 이의제기 등 많은 문제가 남아 있어 입장이 어렵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호주 정부가 관심을 계속 표명하고 있어, 국제통상적 문제도 과제가 될 전망이다. 주한 대사관은 2차례나 서한문을 우리 정부에 보내 수입 생우 사태를 정부가 원만히 해결되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수입된 생우는?=지난달 16~18일 사이에 수입된 663마리 중 8마리는 1차 검역에서 블루텅병 양성 판정을 받아 폐기됐다. 그 뒤에도 입식과정 등에서 6마리가 폐사했다. 현재 살아 남은 소는 649마리. 이 소들은 인천 검역소로 회송돼 지난 12~14일 사이 재검사를 받은 뒤 15일 모두 블루텅병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런 중에 지난 14일 인천항에는 2차분 669마리가 도착했고, 그 중 2마리는 죽어 나머지가 검역을 기다리고 있다. 총 1천316마리가 국내에 살아 있는 것. 하지만 2차 도착분은 검역 능력 부족으로 외항에서 대기 중이다.
수입업체 농원식품 한두식 대표는 15일 "추가 수입을 포기하는 대신 이미 수입된 소들에 대해서는 정부가 문제 해결을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따라 농림부는 농협.한우협회 등과 대책을 협의할 예정. 농림부는 농협.한우협회 등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두식 대표는 "농림부에서 농협에 사육과 관리를 맡아 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우협회는 아직도 생우를 일반 농가에 입식하는 것에는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국내에서 키우더라도 6개월 되기 전에 도축할 것, 쇠고기에 호주산이라는 표기를 붙여 유통시킬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우협회 장기선 부장은 "우리의 요구 조건이 충족되면 정부와 협의해 수입 소 위탁 사육 등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나, 한우협회서 맡을 경우 경비.장소 등과 관련해 정부의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농협.한우협회 공동 사육도 가능하다는 의견으로 보였다.
◇손해와 피해 보상=수입업체가 많은 손해를 입을 전망이다. 이미 1~6차례 수입을 위해 계약금, 3차 수입분까지의 잔금 등을 호주의 수출업체인 '오스트렉'사에 지급했기 때문.
게다가 수입을 포기하면 수출업체는 손해 배상 등 클레임을 제기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두식 대표는 "곧 수입 포기 의사를 통보할 생각이나, 수출업체는 곧바로 클레임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입식 계약을 맺었던 국내 축산 농가에 대한 계약금 반환, 위약금 부담, 그 이자 지급 등도 수입업체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농원식품 관계자는 "수출 업체에 대한 손해배상 등을 합하면 전체 피해액이 50억~6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한 대표는 "계약농민들은 한 푼의 손해도 입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입식 희망 농가들은 당초 450kg 수입 소를 150만~160만원에 분양 받기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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