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또 도지는 민원 불친절

대민행정이 '실종상태'다.행정 및 경찰 공무원들의 민원인들에 대한 무시, 반말 응대 등 고질적인 불친절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친절, 봉사, 시민을 위한 서비스 등 공공기관들이 내세우고 있는 슬로건을 무색케하는 일선 공무원들의 권위적, 신경질적, 무성의한 태도가 시민들의 비난과 원성을 사고 있다.

유치원 원장 강모씨는 16일 유치원생 20여명의 뇌염예방접종을 위해 ㄷ보건소에 들렀다 황당한 경험을 했다. "무료 접종에다 준비할 것도 없다"는 것을 전화로 확인하고 보건소에 갔으나 직원들은 "그런 말을 한 적도 전화받은 사실도 없다"며 원생들의 주민등록번호와 1인당 1천500원의 접종료를 요구했던 것.

강씨는 할 수 없이 급히 아이들의 주민등록번호를 유치원에서 팩스로 받아 제출하고 접종을 마친 뒤 보건소에 항의했다. 하지만 보건소 직원으로부터 "주민등록번호 등 명단을 가지고 오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는 말과 함께 "일이 많으니까 내년부터는 단체로 접종시키지 말라"는 핀잔까지 들었다.

이달초 운전면허증 분실신고를 위해 ㄷ경찰서를 찾은 박모씨는 통화중인 경찰관을 10분 이상 기다렸는데도 통화가 계속되자 '분실신고하러 왔다'고 말을 건넸다. 하지만 개인적인 통화를 하고 있던 경찰관은 분실신고 용지를 무성의하게 내밀뿐 통화를 끝내지 않았다. 게다가 박씨는 "주민등록증이랑 사진 2장"이라는 반말까지 들어야 했다.

김모씨도 이달초 새 운전면허증을 받으러 ㄴ경찰서에 갔다가 쳐다보지도 않은채 '바빠서 안된다'는 경찰관 때문에 기분이 상했다.

박모씨는 올초 건축물 관리대장이 필요해 동구 한 동사무소에 갔다가 발급이 안된다고 해서 다시 구청으로 가야 했다. 하지만 동사무소에서도 발급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따졌다가 "바빠서 그랬다"는 대답을 들었다.

인감증명을 발급받기 위해 대구 수성구 모 동사무소를 찾은 이모씨는 "모르는 것을 물었다가 그것도 모르느냐는 식으로 짜증내는 직원때문에 몹시 불쾌했다"며 "공무원들이 친절해졌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거짓말이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일부 불친절한 공무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시적으로 기분이 상해 민원인 입장에서 불만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며 "공정하고 친절한 대민봉사와 업무 수행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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