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빈센트 반 고흐를 읽는다

'빈센트 반 고흐'만큼 유명한 화가가 어디 있을까. 그는 강렬한 색채와 격정적인 필치로 독창적인 화풍을 개척한 '천재'였지만, 귀를 잘라 자화상을 그리고, 권총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등 인생전체에 극적인 요소를 가득 담고있는 '광인(狂人)'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생애와 관련해 전기 소설 논평 등 각종 출판물이 범람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최근에 나온 '고흐의 증명'(고바야시 히데키 지음.김영주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는 '반 고흐, 우정의 대화'(박은영 옮김, 예담 펴냄)는 '고흐 특수'가 여전히 숙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책이다.

특히 '고흐의 증명'은 일본 북해대학 예술대 교수인 저자가 고흐 자화상 1점을 위작이라고 주장,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문제작. 저자는 고흐가 자살하기 1년전인 1889년의 정신병 발작상태에서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왼손잡이 자화상'에 대해 치밀한 조형적 검증을 통해 위작으로 단정했다. '같은 그림을 두번 그리지 않는다'는 철칙을 고수하던 고흐가 반복적인 표현과 모방적인 요소를 갖고 있는 이같은 자화상을 그렸을리 없다는 것.

나아가 그는 위작을 만든 사람이 고흐의 상속자이자 동생 테오의 부인인 '요한나'라는 결론까지 내렸다. 그녀는 고흐의 자살에 대해 가족의 결점(경제적인 문제)을 감추면서 고흐의 발작 징후를 부각시키기 위해 위작을 결심했다는 것. 과학적 검증을 통한 '진실찾기'인지, 옛 자료에 지나치게 의존한 '빗나간 추리'인지 헷갈리지만,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는 책임에는 틀림없다.

'반 고흐, 우정의 대화'는 고흐가 5년간 동시대 화가 라파르트에게 보낸 편지를 모은 서간집이다. 여기에서 고흐는 자신의 그림에 대한 설명, 동시대 화가들에 대한 견해, 물질적.정신적 곤란 등을 상세하게 밝히면서 예술가로서의 열정과 고난을 보여준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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