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보료 한푼 안내는 의사 상당수

60세 이상 대구지역 의사들 가운데 상당수가 자녀나 배우자 등 가족 명의의 건강보험증에 피부양자로 올려 한푼의 의료보험료도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직, 자영업자들은 연간 소득에 관계없이 60세 이상이면 배우자나 자식의 피부양자가 될 수 있다'는 건강보험법 규정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해 보험료를 내지 않고 있는 것.

간호사 2명을 고용하고 있는 대구시 ㄱ의원의 경우 지난 99년 국세청에 연간 총수입이 2천600만원, 소득은 600만원(월 50만원)으로 신고하고 이 의원 원장은 아들의 피부양자로 직장의보에 편입됐다. 공무원 아들의 피부양자로 등재된 ㄴ외과의원장은 연간 7천만원의 수입을 거뒀으나 소득은 1천700만원(월 141만원)을 신고했다.

대구시내 일부 치과의원도 마찬가지다. ㄷ치과의원 원장의 경우 한달 총수입이 150만원, 소득은 41만원을 벌어 아들의 직장의보에 피부양자로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 서구 동네의원 의사 가운데 65세 이상 의사는 총 10명. 이들 가운데 5명은 자녀나 배우자의 피부양자로 등록, 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2일 국민건강 보험공단에 따르면 18일 현재까지 공단에 진료비를 청구하면서도 자신은 피부양자로 등재해 의료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은 전국의 의사는 2천449명, 치과의사는 1천337명, 한의사는 634명, 약사는 3천18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대해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국민들의 의료보험료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는 전문인들이 단 한푼의 보험료도 내지 않고 있는 것은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라며 "정부도 의료재정 파탄의 한 원인이 이같은 누수 현상 때문은 아닌지 잘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피부양자 인정 기준 고시'를 개정, 오는 7월부터 이들에게도 보험료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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