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윤일현의 입시상담실

◈기숙학원 재수 효과 있나

아이를 스파르타식 기숙 학원에서 재수시키고 있는 어머니입니다. 지난번 경기도 광주의 화재를 보고 일반 학원으로 옮겨야 하는 것이 아닌지 많은 갈등을 느끼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옮기고 안 옮기고를 말씀드리기에 앞서, 학생을 기숙학원에 보내게 된 동기를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보내주신 e메일 질문 중에 이런 내용이 있지요.

"우리집 아이는 주의가 산만하고 잠이 많습니다. 작년 고3 때도 틈만 나면 컴퓨터 게임을 했습니다. 토·일요일은 놀자는 전화와 찾아오는 친구 때문에 책 볼 겨를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아이 아버지가 이런 꼴을 보고 참지를 못했습니다. 부자(父子) 간의 갈등이 너무 심해 모든 것을 관리하고 통제해 주는 기숙학원으로 보내게 되었습니다".

가정에서 설득과 대화로 안 되는 수험생활 관리를 타인의 손에 맡긴다고 해결되겠습니까. 부모는 모든 것을 잘 관리해 주리라고 믿으며 학원에 보냅니다. 학생도 부모의 잔소리와 간섭을 받지 않아도 되니까 기숙학원이 편할 수 있습니다. 당장 서로 부딪치지 않으니까 가정에 일시적인 평화와 안정이 찾아오겠지요. 그러나 문제를 정면에서 해결하지 않고 서로를 속이고 있지는 않은 지 한 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스파르타식의 타율.강제, 아테네식 자율.민주 방식에는 서로 다른 나름대로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청소년 교육은 상황에 따라서 이 두 방식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 문제는 공부하는 학생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학습 의욕입니다. 본인의 의지가 없다면 타율적인 감시.감독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자녀들에 대해 인내심을 가져야 합니다. 당장 통제되지 않는다고 부모가 담당해야 할 역할을 타인에게 넘겨서는 안 됩니다. 밤늦게 귀가해서 자는 아이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 주는 행위가 얼마나 값지고 귀한 일인지를 헤아려 보아야 합니다.

구체적인 말과 가시적인 행동만이 자녀 교육인 것은 아닙니다. 때론 기원하고 기도하는 마음이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대구 일신학원 진학지도실장

jhn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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