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변화 바람이 불고 있다. 전교조가 활동 방식을 기존 집회, 시위 등 집단 행동 대신 법과 제도의 틀 속에서 개선을 요구하는 쪽으로 전면 개편한데다, 학부모의 공식 참여 기구인 학교운영위원회 활동이 궤도에 오른 데 따른 것.
전교조 대구지부는 올해 새 집행부 출범 이후 학교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교장-시교육청-교육부-노동위원회 등에 단계별로 공문을 보내고 진정·제소 등의 절차를 통해 법규에 맞는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교장이나 교육청 등도 전교조의 이같은 방향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여서 과거보다 문제 해결이 훨씬 쉽고 빨라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김형섭 지부장은 "규모가 커지고 가입 교사가 다양해지는 데 맞춰 조합 활동도 합리적으로 바꿔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99년 7월 합법화 당시 350명이던 조합원이 현재 4천500명을 넘었다"면서 "연내에 조합원이 6천명을 넘어섬으로써 교총보다 큰 교육계 제1 단체로 부상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교조의 학교별 분회 결성도 올들어 붐을 이루고 있다. 이달에만 10여개 초교와 중앙상고 등이 분회를 결성했으며 다음달 7일에는 남구와 달성군 지역 30여개 초교가 한꺼번에 영남대병원에서 분회 창립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전교조가 이처럼 성장하고 작년 시교육청과 체결한 첫 단체협약이 이행되면서 중·고 32개교에서 주감교사제가 개선 또는 폐지됐으며, 각종 금전 징수 업무 행정실 전담, 교통지도 업무 폐지, 분쟁조정위원회 설치 등의 변화도 가져왔다. 초교의 경우 90% 이상 학교에서 같은 내용의 단체협약이 이행되고 있다. 학급 운영에서 담임 교사의 자율 폭이 커지고 학습지도안 작성, 수업 방식 등에 대한 간부들의 간섭이 줄어든 것도 달라진 점.
지난해 모든 학교에 설치된 학교운영위원회 역시 활동을 본격화하고, 학부모들이 교사들과 힘을 모으면서 학교 안팎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학교 예산·결산, 학교운영지원비 운용, 학교발전기금 조성·운용 등을 심의·의결함으로써 학교 운영이 투명해지고 있는 것.
특히 전교조 소속 교사들과 학부모들이 2, 3년전부터 힘을 쏟은 교복 공동 구매, 졸업 앨범 경쟁 입찰제 등은 기존 관행을 무너뜨리고 학부모의 부담을 절반 가까이 줄이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들은 조만간 수학여행 주관 여행사 및 숙소 선정, 체육복 구매 등의 문제에도 개입할 예정이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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