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이 제임스 제퍼즈 의원의 탈당으로 지난 94년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의 손아귀에 넘어감에 따라 미국이 정치·군사·외교·경제 전반에 상당한 변화를 맞게됐다.
미 언론은 이같은 상황을 '정치적 지진'에 비유하고 있으며 조지 W. 부시행정부가 법안 처리, 공직자 인준, 연방법원 판사 임명, 외교정책 추진 등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재퍼즈 의원 탈당과 의원 빼내기 신경전=미 상원 제임스 제퍼즈 의원(공화·버몬트)이 25일 공화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남을 것을 선언했다. 이로써 공화·민주당의 의석수가 50대 50에서 50대 49, 무소속 1로 바뀌면서 민주당이 지난 94년 이후 처음으로 상원을 장악하게 됐다. 미 상원 사상 의원들이 당적을 바꾼 사례는 많지만 의원 1명의 당적 변경으로 다수당이 뒤바뀐 일은 이번이 처음.
공화당이 상원의 주도권을 뺏기자 민주당내 보수적 인사인 젤 밀러(조지아주) 의원을 영입하기 위한 작업을 벌이는 등 양당이 다수당 입지 확보를 위한 중도 성향의 상대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치열한 영입전을 벌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하고 있다.
한편 밀러 의원은 24일 성명을 통해 "종종 부시 대통령과 같은 편에 서겠지만 당은 바꾸지 않겠다"고 밝혔다.
▲향후 정국=입법 주도권이 민주당으로 넘어가는 것은 물론 부시 행정부가 추진 중인 미사일방어망을 비롯해 외교·안보 전략과 대선 공략 추진에 강력한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대법원 등 연방법원의 판사와 고위 행정부 관리 인준에도 상당한 마찰이 빚어질 전망. 부시 대통령은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방문 중 연설에서 "제퍼즈 의원을 존경하지만 탈당 결정에 대해서는 정중히 최고의 반대 의사를 밝힌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어쨋든 부시 대통령은 앞으로 험난한 가시밭길을 걷게 됐고 내년 중간선거를 계기로한 2004년 재선 구도에도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됐다.
반면 부시 행정부 출범 후 궁지에 몰렸던 민주당은 새로운 기회를 갖게 된 셈. 민주당의 위상 제고는 당선이 유력한 후보 발굴과 정치자금 모금 등 정치 행로가 한결 가벼워져 내년 중간선거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란 게 워싱턴 정치분석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경제적 파장=상원 상임위원장이 민주당 의원들로 교체되면 부시 행정부가 추진한 군사·재무·예산·에너지 분야 등의 정책과 법안이 바뀔 가능성이 높아 관련 업계에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국방산업의 경우 양당 모두 국방비 증액의 필요성에 동의하고 있어 미치는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사일방어나 B-2 스텔스 폭격기 재생산과 같은 문제에 대한 논쟁이 발생할 전망.
민주당이 환경규제법안을 추진할 경우 에너지 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또 통신업계는 상원 의석 변경으로 공화당이 추진한 원거리통신법 관련 완화법안이 민주당이 틀어쥐고 있는 상원에서 사장될 가능성이 높아 벌써 실망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상하원에서 통과된 파산개혁법안이 신용카드회사들에 유리한 것이었으나 상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이 법안을 수정 또는 폐기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패니매와 프레드 맥 등 연방주택융자 전문기관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정책변경 가능성은 줄게됐다.
외신종합=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미 상원 당적변경 일지
제퍼즈 의원의 공화당 탈당을 계기로 지난 1950년대 이후 상원의원들의 당적변경 사례를 알아본다.
△1952년=웨인 모스(오리건), 공화당→무소속.
△1955년=웨인 모스(오리건), 무소속→민주당.
△1964년=스트롬 서몬드(사우스 캐럴라이나), 민주당→공화당.
△1971년=해리 버드 2세(버지니아), 민주당→무소속
△1983년=필 그램(텍사스), 민주당→공화당.
△1994년=리처드 셸비(앨라배마), 민주당→공화당.
△1995년=벤 나이트호스 캠벨(콜로라도), 민주당→공화당
△1999년=로버트 스미스(뉴 햄프셔), 공화당→무소속.
△2000년=로버트 스미스(뉴 햄프셔), 무소속→공화당.
△2001년=제임스 제퍼즈(버몬트), 공화당→무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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