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초.재선 의원들의 정풍 요구에 일부 최고위원들까지 가세하는 등 안동수 전 법무장관 사태 파문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으나 이에 대해
김대중 대통령은 아직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김 대통령은 27일 초.재선 의원들의 당정쇄신 요구에 이어 이날 심야 최고위원회의 결과까지 보고받고도 아무말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가 인사권의 최고 책임자인 김 대통령 자신이 나서기에는 여러모로 부담스럽다는 판단이 깔린 것 같다.
이들 의원들의 정풍 요구가 동교동계를 겨냥하고 있는 측면도 있지만 어쨌든 안동수 전 법무장관의 인선 잘못에 대한 책임자 문책과 인사시스템의 전면 쇄신을 내걸고 있는 만큼 김 대통령이 나설 경우 인선 실수를 인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인사시스템 전반에 대한 논란이 더욱 격화되고 자연히 김 대통령의 당 장악력도 손상을 입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김 대통령의 침묵은 이번 사태를 당 지도부와 청와대 참모들이 조속히 수습하라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청와대 참모들은 이들을 설득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별 소득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초.재선 의원들의 정풍요구가 안 전 법무장관의 졸속 인선에 대한 민심의 불만을 등에 업고 있어 설득논리 개발에 애를 먹고 있다.
청와대는 현재 인적개편 요구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금 당정 지도부를 교체하면 김 대통령의 차기 대선을 앞둔 인적관리 구도가 헝클어지는 등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때문에 『개혁정책의 지속 추진과 경제회생을 통해 떠나가고 있는 민심을 되돌리는 길 밖에 없다』는 점만 역설하고 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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