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희비 엇갈린 검찰인사 TK다 어디갔나

'추락하는 검찰내 TK(대구.경북 출신)에게는 날개가 없다'.27일 발표한 검찰 고위직 인사에서 고검장과 지검장, 법무부 실.국장, 대검 부장 등 검찰조직을 움직이는 요직에 대구.경북 출신 인사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자 나온 반응이다.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직 42자리 중 절반 이상인 23자리와 고검장 승진 3자리가 모두 'DJP 공조' 지역인 호남.충청 출신이 차지한 반면 대구.경북 출신은 불과 6자리. 서울에서 고교와 대학을 나온 김재기 춘천지검장, 장윤석 창원지검장, 검사장급으로 승진한 김상희 부산고검차장, 정상명 대구고검차장, 김경한 서울고검장과 김영철 법무연수원장이 그들이다.

더욱이 사시 11회와 16회인 김 부산고검차장과 17회인 정 대구고검차장 사이에는 뻥 뚫려 있다. 다음 인사에서 사시 11회 가운데 설사 중용 케이스가 나온다 해도 그 다음에 4, 5년간 검찰의 요직에서 TK 출신이 등장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형편이다.

이같은 TK의 추락은 김영삼 정부가 들어선 지난 93년부터 시작됐다. 사시 동기 중 선두주자로 꼽히던 8회 강탁 전 대구지검차장, 11회인 김동섭 전 서울지검 형사부장, 13회인 신희구 전 서울서부지청 차장이 갖가지 이유로 줄줄이 옷을 벗었다. 국민의 정부 들어서 이른바 '물을 먹고' 검찰을 떠난 이동건(13회) 전 서울서부지청장, 차철순(15회) 전 서울고검 검사도 한 때 선두를 달렸던 인물.

특히 현 정부 들어서 TK와 PK(부산.경남 출신)는 '동반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 특징. 검찰 수사업무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공안부와 특별수사부의 부장급 이상 요직에는 줄곧 영남 출신이 50~70%를 차지하고 호남 출신은 10% 미만이었으나 지난해 7월 인사에서 처음으로 영남 24%, 호남 30%로 뒤집혔다. 당시 전체 검사 수가 영남 38%, 호남 22%인 점을 감안하면 확연한 호남 약진.

이에 대해 지역 법조계와 주민들은 "검찰이 정권 유지에 핵심 기관이고 TK, PK가 과거 정권에서 수혜를 받았던 만큼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는 반응과 함께 "그러나 계속 정치적 고려에 따른 작위적 인사 구도가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의견들이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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