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 워크숍 안팎

31일 민주당 워크숍에서는 당정 쇄신방안을 놓고 10시간이 넘는 난상토론이 계속됐다. "시스템 개혁도 중요하지만 인적 청산이 시급하다"는 소장파와 "인기에 영합해 치고빠지기식 행동을 한다"는 동교동계 간에 신경전은 시종 팽팽했다. 0..성명파인 천정배.정범구 의원은 분임토의 때 "4.26 재보선 참패와 법무장관 인선 파문에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인적 쇄신을 주장했다. 송영길 의원도 "인사고유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지만 추천하는 이가 따로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자 동교동계인 김방림 의원은 "소장파들이 인기에 영합, 게릴라식의 치고 빠지기식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고 했고 박광태 의원은 "같은 당에서 대통령 인사권을 비난한 것은 정치 도의상은 물론 인간적.도덕적으로도 안된다"고 반박했다.그러나 성명 의원들이 4개조로 고루 나눠지는 바람에 다수의 동교동계 구파 의원들과 중진, 당 지도부로부터 협공을 당해 제대로 뜻을 펴지 못했다는 평가였다. 실제 성명파 의원들은 인적쇄신 대상자를 실명으로 거론할 것이란 기대와 달리 당위론적 호소만 했다.

0..소장파로 분류되는 김민석 의원이 기조발제에서 당정 쇄신파를 공격하는 발언을 해 파란을 일으켰다. 김 의원은 "성명 의원들이 주장하는 쇄신의 필요성 만큼이나 절차적 정당성도 본질적 문제"라고 주장하며 "당 총재이자 국정수반인 대통령의 정당한 권위는 보호해야한다"고 성명파를 비난했다. 특히 "2차 성명 논의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며 소장파의 도덕성까지 들먹였다. 성명파쪽에서는 "그렇게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허탈한 반응을 보였으나 동교동계에서는 "100% 공감한다" "최고의 명연설"이라고 극찬, 대조를 이뤘다.

0..굳은 표정이던 김중권 대표는 워크숍이 진행되면서 환한 얼굴로 의원들을 대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대표가 비판받을 일이 있다면 얼마든지 받겠다" "(워크숍은)각본도, 데드 라인도 없다. 무슨 말이든 마음껏 쏟아내라"고 강조하며서 '나침반론'을 제기했다. "나침반은 방향을 알리기 위해 바늘 끝을 한없이 떤다"며 "우리도 그런 마음으로 워크숍에 임하자"고 호소했다.

0..4개조로 나눠 진행된 분임토의반 중 4조(사회.안동선 최고위원)에서 가장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모 의원은 "청와대가 정권 재창출에 나서면 (당정이) 더 어려워진다. 성공한 정부로만 남아야 한다"고 말해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다른 의원은 "야당에게도 햇볕정책을 펴야 한다" "한나라당은 이회창 총재가 일사분란하게 지휘하고 있고 이 총재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이도 늘어나고 있다"며 부러워하기도 했다.

0..워크숍을 마친뒤 의원들의 반응은 제각기 달랐다. 일부 의원들은 "후련하다"고 했으나 소장파 의원들은 "실망스럽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당 지도부는 기조발제-분임토의-종합토론 후 결의문을 작성키로 했으나 성명파 의원들이 "시국에 대한 인식차가 너무 크다"며 반발, 별도 문건을 만들지 못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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