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중권 대표가 2일 고위당직자회의 사회봉을 박상규 사무총장에게 넘겼다. 전날 김대중 대통령에게 워크숍 결과를 보고한 뒤에도 잠깐 당사에 들른 뒤 모처로 잠적했다. 중국 방문 전날부터 터진 민주당 소장파의 항명파동을 마무리 지은 뒤의 피로감 때문이라는 게 대표실의 전언이다.
김 대표로서는 1일 김 대통령과의 회동을 끝으로 민주당 내분사태를 일단 마무리지었다. 워크숍에서 분출된 당의 목소리를 가감없이 전달했고 대통령으로부터 재신임도 확보했다.
결국 김 대표는 한껏 제고된 위상을 바탕으로 당 장악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따라서 향후 김 대표의 당 수습 구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김 대표가 당 우위의 국정운영을 해나갈 것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2일 당 중심의 국정운용을 위해 당정협조체제와 당 조직의 기능 및 대야 협상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당정쇄신 방안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쇄신안 마련은 '성명파동'에 이어 지난달 31일 의원워크숍을 통해 당이 국정운용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당내 여론이 집중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민주당은 이에 따라 우선 당정협조체제 강화를 위해 당.정.청 정책협의체를 구성해 필요할 경우 국정 전반에 대한 정책 협의를 수시로 개최하고, 당정협의 주무 부서를 현행 국무총리 비서실에서 차관회의를 주재하는 국무조정실장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와 함께 총재비서실장의 역할을 강화해 당.정.청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하고 정부 정책 마련시 기획단계부터 당과 협의토록 할 계획이다.
또한 정책 및 정치이슈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위해 사무처의 기획조정 기능을 강화하고, 정책위에 정책기획 담당부서를 신설하는 방안도 강구키로 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당정쇄신 요구는 결국 '당 중심의 정치'로 압축되는 만큼 당정협의와 대야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중"이라며 "이를 위해 당무 감사 실시 등을 통한 당 조직 정비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표의 구상이 어느정도 성과를 거둘지는 더 두고봐야 할 것 같다. 우선 자신의 인적쇄신 구상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이 애매모호하다.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인적쇄신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거론했지만 대통령은 "시간을 갖고 검토하겠다"며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또 당초 독대할 것으로 알려진 대통령과의 회동자리에 소장파의 인적 청산 대상에 들어있는 한광옥 비서실장까지 배석했다.
김 대표는 "월요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적 쇄신책과 국정운영 시스템 개선책의 결론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지만 넘어야 할 산은 아직도 많아 보인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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