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의제언-고시원 화재대책 마련 시급

경기도 광주의 한 입시학원에서 화재가 발생, 많은 학생들이 목숨을 잃었다. 고시원에서 행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아들이 있어 고시원에 자주 들른다. 그런데 고시원에 들를 때마다 광주의 입시학원 사태가 벌어질까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고시원 벽마다 '방안에서 전열기 사용을 금지한다'는 게시물이 붙어 있었다. 그러나 실내에서 커피를 타먹는 학생도 있었고 라면을 끓여 먹는 학생도 보였다. 고시원측은 위험한 줄 알면서도 그냥 눈감아 주는 것 같았다. 4층짜리 건물이었으나 화재 경보기나 비상구, 유도등도 없었다. 또 불이 나면 대피해야 할 복도와 계단에 신발장을 비롯 잡동사니 물건을 쌓아두고 있었다. 너무 걱정스러워 다른 고시원으로 옮길 것을 아들에게 권유했으나 다른 고시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했다.고시원을 비롯 비슷한 시설들은 소방당국의 안전점검을 제때 받아야 하나 건축법상 안전점검 대상은 전체의 40%도 안된다고 한다. 대부분의 고시원이 주택으로 분류돼 아예 소방 안전점검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형 사건이 터져 많은 사람이 다치거나 사망할 때마다 '인재', '안전점검 소홀' 등 질책이 쏟아진다. 좁은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거하는 고시원은 '안전 사각지대'다. 고시원도 노래방이나 PC방처럼 소방법상 소방시설 완비증명 제출을 의무화해 대형 화재사고에 대비하도록 해야 한다.

맹태균(대구시 상매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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