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말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김민경양이 미스코리아 진에 선발됐다. 21세기 첫 한국 대표 미녀의 탄생이다. 그러나 전국 미녀에 맞서는 지역 미녀의 행보도 만만찮다. 산채아가씨, 먹골배아가씨, 능금아가씨, 참외아가씨, 대추아가씨, 단감아가씨, 마늘아가씨 등.
전국구 미녀와 지역구 미녀가 눈부신 자태를 뽐내는 와중에 지하 미녀들도 분기탱천 미인대회 개최를 선언한다. 미모로 치자면 이 분들도 둘째 가라면 서럽다. 유흥업소 관련 인터넷 포털 업체가 주최한 룸살롱 여종업원 대상 '미스황진이 선발대회'. 음지에서 일하는 미인들의 자부심을 고취시킴으로써 한국의 유흥 문화 건전화를 도모한다는 당찬 의지를 가진 대회다.
으랏차차! 아줌마들도 드세게 이 대열에 합류한다. 건설회사는 아파트 판촉용으로 모델하우스에서 30대 주부 대상의 '미시모델 선발대회'를 연다. 또 케이블방송국이 개최하는 '미시탤런트 선발대회'와 무명단체의 '예쁜아줌마 선발대회'까지 미시의 미모 행진은 자못 도도하다. 여기에다 수산물 판매 활성화를 명분으로 열리는 해산물 축제의 일환인 '아구(아귀)아줌마 선발대회'에 이르면 차라리 탄성이 터진다. 아귀가 나서는 판에 밴댕이, 쏘가리, 쭈꾸미도 그냥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어른들의 잔치에 어린이들도 십시일반 거들고 나선다. 미스코리아의 어린이 버전인 '리틀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인삼어린이선발대회' '꾸러기모델선발대회' '새천년 벗꽃어린이 선발대회'까지 어린이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이만하면 된 것 같다. 얼굴, 외모, 껍데기를 보고 사람을 고르는 대회는 이 정도면 족하다. 아니 흘러 넘친다. 선발대회 자체를 없애자는 이야기는 물론 아니다. 어차피 인생이란 시종여일 선택의 연속 아닌가? 뽑기는 뽑되 다양한 기준을 적용해 보자는 것이다. 인성, 가치관, 윤리, 도덕성 등을 기준으로 자격 있는 사람을 뽑는 대회를 개최해보는 것이 어떨까? '미스인성 선발대회' '심성좋은아가씨 선발대회' '도덕아줌마선발대회' 등등.
동양대 경영정보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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