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13.52포인트 떨어진 597.66으로 마감됐다. 지수가 600선 아래로 주저 앉은 것은 지난 5월17일(596.39) 이후 처음. 횡보를 거듭하던 코스닥도 이날 78.92(1.45포인트 하락)로 마감되며 19일만에 80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증시는 외국인들의 무차별적 선.현물 매도 공세를 견디지 못했다. 외국인들은 이날 현물에서 1천76억원, 선물에서 2천789계약을 각각 순매도하면서 투자 분위기를 얼어 붙게 만들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매매 동향에 따라 극심한 부침을 보이고 있는 한국증시의 취약성에 대해 개탄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5월의 랠리도 외국인들이 주도했는데 최근 이들이 매도세로 돌아서면서 국내 증시가 맥을 못추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지난달 25일 이후 8거래일 중 6거래일 동안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 기간 동안 종합지수는 624에서 600선 밑으로 추락했다.
한국증시는 전일 미국 증시 마감 결과와 당일 미국 나스닥 선물지수 동향에 일희일비해오고 있다. 또 국내에서는 외국인이 사면 오르고 팔면 내리는 외국인 따라하기 투자 양상도 더욱 심해지고 있다.
특히 한국 증시는 삼성전자 등 지수 영향력이 큰 일부 대형종목의 주가에 따라 지수가 출렁이는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다. 또 꼬리(선물)가 몸통(현물)을 흔드는 역작용마저 빚어지고 있다.
한국 투자자들의 이같은 구조적 취약성을 교묘히 이용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현물과 선물을 오가며 이중 수익을 챙기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지수를 하락시켜 지수 관련 대형주들을 저가에 매집하고, 지수가 하락하는 동안에는 선물에서 매도 포지션을 취해 시세 차익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 증시는 외국인들의 거대한 '작전'(시세조종) 무대이며 국부 유출의 창구"라는 자조 섞인 우려마저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된 데는 투자주체로서의 안전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잘못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종합지수 20일 이동평균선(604포인트)이 무너진 지금 한국 증시의 향후 시나리오는 미국 증시 및 외국인들의 움직임을 빼놓고는 예측의 의미조차 없는 상황이다. 대신경제연구소는 "외국인과 기관의 관망 속에 개인들의 매매 강도에 의존하는 눈치보기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미국 증시가 어느 정도 방향을 정할 때까지는 조정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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