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향교가 전교(典校) 선출을 둘러싸고 심한 내홍을 겪고있다. 수습위원회와 유림총회에서 각각 선출된 두사람의 전교가 서로 합법성을 주장하고 있어 대구향교의 내분이 지역 유림들간의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성균관장의 선임장과 유림총회를 근거로 2인의 전교가 등장한 대구향교 초유의 사태는 서영택 전 전교의 사퇴에 따른 전교 유고(有故)가 직접적인 발단이 됐다.
서 전 전교가 부친상으로 지난해 11월 사퇴하자 향교직제에 의해 당시 총무수석장의인 이광열씨가 전교직무대행에 임명됐으나, '2개월 내에 후임 전교를 선출키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4월 9일 성균관으로 부터 해임을 당한 것.
성균관은 이어 수습위원회(15명)를 구성하고 향교 업무를 수습위원장(이곤환 유도회 대구시본부장)에게 이관, 5월 22일 수습위원회의에서 손태민(74) 성균관 재단이사를 새 전교로 선출, 최창규 성균관장의 선임장을 받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향교의 현 임원진들은 성균관의 이같은 조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광열 전 직무대행이 지난 3월 5일 전교선거를 포함한 중요업무추진계획을 성균관에 보고한데 이어 같은달 23일 열린 정기 유림총회의 결의에 따라 5월31일 총회를 열고 우국창(67) 전 성균관 전의를 새 전교로 선출했다는 것.
전교 선거일이 성균관의 수습위원 위촉 이전에 합법적으로 확정된 것으로, 앞서 보고한 이같은 내용의 업무추진계획을 묵인하던 성균관이 한달뒤 느닷없이 전교 대행을 해임시킨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편 성균관은 지난 5월 23일자 공문에서 직무대행에 임명한 사실이 없는 우정택 수석장의의 분규중 전교선출을 위한 유림총회 소집공고는 적법한 처사가 아니라며 중지를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우 수석장의는 "대구향교 운영규정에 의해 상무장의회의에서 전교가 선출될 때 까지 전교업무 대행으로 추대됐다"며 "성균관이 직무대행까지 임명할 권한은 없다"고 반박한다. 또 수습위원회 구성과 손태민씨의 전교 선출에 관한 성균관의 공문을 공식 접수한 사실도 없으며, 그간의 공문내용도 앞뒤가 맞지 않은게 많다고 밝혔다.
대구향교 사태의 핵심은 '분규'에 대한 양측의 인식 차이에 있다. 성균관과 손씨 측은 시보조금 유용.진정사건 등 최근의 불미스런 사례를 들어 대구향교를 분규가 진행 중인 사고지구로 규정하고 수습위원회를 구성했다며 현 향교 임원들이 성균관 직제와 상부조직의 지시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면 향교당국과 우씨 측은 이광열 대행이후 어떠한 분규도 없었으므로 전교선거 공고와 유림총회는 정당하다는 입장이다.
성균관과 향교, 향교와 유도회간의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는 대구향교 사태가 복잡하게 꼬인 매듭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유림과 시민들은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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