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에서 와 남쪽을 위해 싸우다 순국한 한 젊은이의 넋에 50년째 추모제가 올려지고 있다. 주인공은 6.25 직전이던 1949년 8월27일 합천면 인곡리 관자 마을에서 공비들과 교전하다 순직한 유영섭 순경(경위 추서).
유 순경은 황해도 출신이나 단신 월남해 합천경찰서에 근무 중이었다. 경찰기록은 "공비들이 들끓던 산야에서 밤잠을 자지 않고 정찰 근무 중 적 30여명의 기습을 받아 결사 용전했으나 중과부적으로 전사했다"고 적고 있다.
그의 묘소가 있는 곳은 합천읍 연호사 입구 매봉산. 혈육이 있을 리 없지만, 유 순경은 합천경찰서의 수호신이 됐다. 1950년 당시 서장이 비석을 세웠고, 1978년 서장은 제단을 만들었으며, 1984년 서장은 추모비를 건립했다.
46회 현충일이던 6일에도 오전10시에 합천경찰서 간부 전원과 상당수 경찰관들이 이 묘소 앞에 무릎을 꿇었다. 정성스레 분향한 박봉기(48) 서장은 "무덤이 이렇게 방치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고, 정성껏 제물을 마련했던 목용수(50) 경무과장은 "북쪽 유족을 생각해서라도 지금이나마 국립묘지에 묘셔 영혼을 달래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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