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醫·齒學 전문대학원 도입은 좋으나

의학전문대학원 추진위원회가 내놓은 의·치학 전문대학원 도입의 기본 모형은 의사 양성의 문호를 개방, 다양한 전공을 한 학생들에게 전문화된 교육을 시킴으로써 사회와 기술 변화에 따라 늘어나는 전문직 수요에 대처하겠다는 '의학 교육의 틀 바꾸기'의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의·치예과에 입학하면 자동적으로 본과에 들어갈 수 있는 폐쇄적인 의사 양성 체제를 허물고, 다양한 소양을 갖춘 의료인을 배출할 수 있는 길을 연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 4년 과정을 통과하면 의학석사를 받고, 의사면허 시험을 칠 수 있는 자격을 얻은 뒤 전문의 수련 과정을 거쳐 임상을 전문으로 하는 전문의가 되거나 학술학사 과정을 밟아 의학박사 학위를 따는 두 가지 길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한 점도 바람직하다.

그러나 부작용 등 우려되는 점들도 없지 않다. 2년 이상 대학을 다니며 90학점 이상을 얻어 의학교육 입문시험(MEET)에 합격하면 진학이 허용됨으로써 학부생들의 이동이 매년 발생해 다른 학문 분야와 마찰을 빚을 수 있으며, 비인기학과 기피현상과 기초학문 위축을 가속화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게다가 '고시 열풍'처럼 대학 진학 후 전문대학원의 문을 열기 위한 준비에 들어가는 '전문대학원 열풍'이 드세진다면 학사운영의 차질과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번 의·치학 전문대학원 기본 모형은 1999년 발표된 대통령 자문기구 새교육공동체위원회의 법학·의학 교육제도 개선안을 구체화한 것으로 이제 전문대학원제의 본격적인 도입을 예고하는 의미도 띠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가 제대로 정착하려면 부작용과 혼란의 소지를 최소화할 수 있는 보완책이 따라야만 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이 제도에 대해 각 부처 등의 의견을 들어 올 연말께 최종 확정해 2003학년도에 도입할 예정이라지만 대규모 학생 이동에 따른 학사운영 혼란, 학부제의 문제점 심화, 전문대학원 진학 열풍 등의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한 신중한 검토를 거쳐 충격을 줄이는 방안을 강구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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