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2주곡 밀농사 살려야

밀이 쌀 다음으로 1인당 연간 소비량이 많은 등 제2 주곡이 됐지만 수입에만 의존한 채 자급도를 높이려는 정책은 갈수록 퇴화, 국내산 밀의 멸종을 부추기고 있다유럽은 밀 농업에 대해 직접지불 보조금제, 일본은 이중 곡가제 등 강력한 지원책을 시행 중이지만 우리 농림부는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올해는 처음으로 지방 자치단체에서 특화사업으로 할 경우에 한해 우리 밀 생산을 지원키로 하고 종자대·비료대 등을 ha당 26만원 지급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여건·홍보 부족으로 경북도청이나 시·군은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이런 홀시 경향은 종자 생산까지 위협, 농업진흥청 작물시험장 관계자는 "5대 작물(벼·보리·콩·옥수수·감자)에서 빠짐으로써 1970년대 말부터는 밀 종자개량도 부실해졌다"고 했다. 농업진흥청의 종자 생산도 미미해 연간 10ha 분량(1~1.5t)에 불과하다. 국립 종자관리소 역시 5대 작목 외에는 종자 보급을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도 농업기술원도 지난해까지는 종자를 생산했으나 올해부터는 원종조차 생산을 중단했다. 도청은 올해 들어서는 우량종자 공급 계획조차 세우지 않았으며, 1998년 이후엔 재배면적·생산량 등 기본 상황조차 파악치 못하고 있다.

경쟁력 약화에다 정부 정책까지 포기쪽으로 간 뒤 우리 밀 재배 기반은 완전히 붕괴돼, 1인당 연간 소비량이 34.8kg(작년 기준)에 달하는데도 불구하고 자급률은 0.1%에 불과하다. 일본은 32.2kg을 소비하면서도 자급률이 9%에 이르고 있다.

농업진흥청 작물시험장 이춘기 농업연구사는 "식량 안보를 위해서는 밀이 절대 포기돼서는 안될 작물"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농협은 회원 농가 지원 차원에서 올해 밀수매 가격을 쌀보리 수준으로 12.6%(40kg 1등급 3만5천690원) 인상했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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