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떼고나면 붙이고…" 불법광고물 몸살

대구시내가 불법광고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벽, 전신주마다 불법 벽보들이 넘쳐나고 차.인도는 불법 입간판이 점령, 시민들이 통행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해마다 불법광고물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불법광고물들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올들어 5월말까지 불법광고물 단속 건수가 77만여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만여건 늘었다. 이중 불법 벽보가 57만건으로 가장 많고, 전단지 15만건, 현수막 2만8천여건, 노상입간판 1만8천건 등 순이다.

단속 공무원들은 "새로운 광고물과 광고기법이 계속 생겨나고, 광고주들이 눈에 잘 띄는 곳에 불법광고물을 부착.설치하는 등 수요가 갈수록 늘어 단속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라고 말했다.

불법광고물이 급속히 늘자 불법광고물 배포.설치자와 단속 공무원간의 마찰도 빈번하다.

지난 3월 달서구 송현동 한 술집 비닐기둥 입간판을 철거하려던 공무원 김모(42)씨는 이를 제지하던 술집업주 등에게 폭행당해 코뼈와 갈비뼈 등을 다쳤다.

같은 달 수성구 만촌동에서도 불법광고물을 단속하던 공무원 박모(45)씨가 업주에게 폭행당해 입술이 찢어지는 상처를 입기도 했다.

이처럼 시비가 잦자 시는 불법광고물 부착 및 설치를 사전 차단하기 위해 전신주 등에 식용유를 바르거나 1천600여개의 불법벽보방지판을 전신주와 가로등에 붙이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불법광고 홍수를 막기에는 버거운 실정이다.

특히 대출.출장마사지 전단광고물의 경우 동성로에만 수거량이 주말 하루 25t에 이르지만 전단지에 적힌 전화번호를 추적, 배포자를 적발하려해도 전화국에서 개인정보 누출을 꺼려, 고발이 힘든다.

대구시 관계자는 "단속하지 않고 수거되는 불법광고물까지 포함하면 수백만건에 이른다"며 "시민의식이 전환되지 않는 한 행정력으로서는 불법광고물 근절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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