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폭력배 등쌀에 영세업주 '신음'

대구시 서구 비산동 한 노래방 업주는 지난달 초 갈취폭력배 3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현금 30만원을 빼앗겼다. 폭력배들이 '매년 명절때마다 후배들이 양주를 팔아 왔는데 이번에는 왜 사지 않았느냐'며 '월 210만원을 주고 1명을 고용하든지 매달 20만, 30만원의 업소보호비를 내라'며 위협했던 것. 업주는 오랫동안 폭력배들로부터 갈취와 협박을 받아왔지만 보복당할 것을 우려,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고 꼼짝없이 시달림을 받았다.

대구시 서구 비산동 한 가요주점 업주 역시 지난달 초 난동을 피우는 이들로부터 주대 7만여원을 못받고 아예 영업을 그만뒀다.

노래방 등 영세 업주들이 경제난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보호비 명목 등으로 금품을 뜯는 갈취 폭력배들이 기승,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동성로파, 향촌동파 등 대규모 조직폭력배들의 활동이 주춤해진 틈을 타 특정 지역을 거점으로 한 신흥 폭력배 및 불량배들의 행패가 극심, 주변 영세 유흥업소 등을 상대로 금품을 뜯고 있는 것.

이들은 연말, 명절을 비롯, 일년에 수차례 찾아와 양주를 고가에 강매하는가 하면 폭력을 휘두르며 위협, 보호비 명목으로 금품을 뜯고 주대를 지불하지 않는 등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 하지만 업주들은 이들의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기피하고 있어 경찰이 갈취폭력배 검거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구시 서구 내당동 한 노래방 업주는 지난 4월 20대 초반 동네 폭력배들로부터 3차례에 걸쳐 주대 10여만원을 갈취당하고 보호비를 낼 것을 강요당했다. 폭력배들은 폭력을 휘두르며 '보호비가 전엔 100만원이었지만 요즘은 경기가 안좋으니 30만, 40만원만 내라. 그러면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고 협박했던 것.

노래방 한 업주는 "일주일에 1, 2일 정도는 손님이 한명도 없을 정도로 영업이 안된다"며 "현상유지도 어렵고 툭하면 폭력배들이 찾아와 폭력을 휘두르고 금품, 주대 등을 갈취하는 바람에 가게를 내놨다"고 털어놨다.

경찰 한 관계자는 "업주들이 경찰보다 폭력배들을 더욱 두려워하기 때문에 신고를 꺼린다"며 "경찰 단속만으로는 폭력배 근절에 한계가 있는 만큼 시민 모두가 나서 신고를 해야 또다른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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