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영화 '1850 길로틴 트래지디'

프랑스 제2공화정 시대인 1850년, 프랑스의 외딴 섬 생 피엘. 피의 혁명으로 뒤덮혀 있던 파리에서 멀리 떨어진 이 곳에서 처음으로 사형수 한명이 생긴다. 술에 취해 한 노인을 이유없이 찔러 죽인 선원 닐(에밀 쿠스트리차)은 길로틴(단두대)과 사형집행인이 올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신세다.

집행때까지 그의 보호를 담당한 대위(다니엘 오테이유)의 집으로 옮겨 온 그는 아름다운 대위 부인 마담 라(줄리엣 비노쉬)와 마주치고 미묘한 감정의 흐름이 시작된다.

삼각 관계라는 설정은 식상하지만 출연자 각 자의 충실한 연기가 이를 상쇄한다.우아하면서도 자유와 열정으로 가득차 있고 섬세한 내면의 갈등을 느끼지만 결코 고결함을 잃지 않는 마담 라 역의 비노쉬는 자신이 출연했던 최근작 '초콜렛'의 달콤함과는 달리 순수하고 강인한 연인으로 훌륭히 변신한다. '언더그라운드'에 출연했지만 여전히 배우로서는 언더로 인식돼 온 사형수 에밀 쿠스트리차마저도.자신의 아내가 사형수를 사랑한다는 사실 때문에 더욱 그녀를 사랑하고 끝까지 천박한 질투에 빠지지 않는 대위의 고결함은 한국적 정서상 이해하기 쉽지는 않지만 전체 구성에 그다지 흠이 되지는 않는다. 언제나 드라마틱하고 열정적인 소재를 탐구해 온 '페르소나 논 그라타'의 파트리스 르콩트 감독작. 15세. 9일 개봉.

배홍락기자 bhr22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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