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문화의 뿌리가 우리한국'임을 문학적으로 규명하는 데 평생을 바친 고 청계(淸溪) 김사엽(金思燁) 박사의 10주기가 내년 8월로 다가왔습니다. 우리말·글 연구의 외길을 걸었던 청계 선생을 추모하는 학술기념사업을 마련하는 것이 후학들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8일 오후 4시 모산학술기념회관(대구시 수성구 두산동) 5층에서 청계 선생 추모학술기념사업 발기인대회를 가진 심재완(沈載完·83) 영남대 명예교수. 심 교수는 대구고보와 경성제대에서 공부하고 해방전후 20년간 대구지역에 있으면서 제자를 기르고 영남 국문학의 뿌리를 내린 청계 선생 학술기념사업을 대구에서 펼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심 교수는 청계 선생이 일본에 머물면서 '고사기'·'일본서기' 등 일본고전을 언어학적·문학적으로 연구, 일본어와 일본문학이 한국어와 한국문학에서 유래했음을 일본인들에게 주지시켰던 학문적·민족적 공로를 먼저 소개했다.
선생은 구 대구대와 경북대·동국대를 거쳐 일본 교토대학·오사카외국어대학 등에서 20여년간 강의를 하며 1천300단어의 일본말이 우리말과 같다는 사실을 언어학적으로 분석했다는 것. 또 일본 고대 가집인 만엽집(萬葉集)의 형식은 물론 내용까지 우리 시조나 가사와 같다는 것을 찾아내기도 했다고.
"1982년 귀국한 선생은 일본문화의 연원이 우리문화임을 국내에 알리는데 여생을 바쳤어요. 일본어 저작을 포함한 저서가 무려 40여권에 달하는 것만 봐도 선생의 학문적 열정을 알 만합니다. 운명하신 그날까지 만엽집 번역에 몰두했지요". 심교수는 일본의 교과서 왜곡 파동으로 국내외가 시끄러운 요즘일수록 '지일(知日)이 곧 극일(克日)의 길'임을 강조하던 선생의 유지가 새삼스럽다고 했다.
청계 선생은 물론 조윤제 박사와도 사제지간으로 우리 시조문학의 개척자인 심 교수는 "선생의 저서를 영역별로 분류, 한·일 양국의 제자들이 기념 논문집을 발간할 예정 "이라며 10주기를 맞아 펼치는 선생의 학문적 업적 재조명에 국내외 후학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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