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양수기도 '무용지물' 물댈 곳마저 없어져

양수기 보내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지만 물이 말라 있는 양수기조차 쓸모 없어지고 있다. 밭작물은 피해가 너무 심해 감수율이 50%를 넘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심은 모마저 위기에 빠지는 2차 한해가 경북 북부지역에서 시작됐다.

이들 지역 주요 한해지구에는 지난 3월 이후 만 100일 동안 비가 50㎜도 내리지 않았다. 영양군 모든 읍면(평균은 30.1㎜), 안동시 모든 읍면(평균 34.4㎜), 봉화군 석포(27.5㎜).법전(47㎜).명호면(48㎜) 등이다. 특히 영양의 일월(3.3㎜).청기(28.5㎜).석보면(18.5㎜)은 100일간 강우량이 30㎜에도 못미쳤다.

하천.저수지 할 것 없이 물이 말라들자 공무원.경찰.군인 등까지 나서 밤낮 없이 매달렸던 물대기 작업조차 할 곳이 없어졌다. 여러 곳에서 지하 몇백m를 뚫는 암반관정 파기가 시도됐지만, 이 노력도 수포로 돌아가고 있다. 들에서는 양수기 소리마저 잦아들고, 농민들은 들을 떠나고 있다.

대신 모내기 한 상당수 논에서 이미 모가 타 들어가고 있다. 이미 논바닥이 갈라져 비가 오더라도 농사가 안될 것이라며 아예 모내기를 포기하는 농민들까지 상당수에 이른다.

경북도청은 앞으로 4일 이내에 50㎜ 이상 비가 오지 않으면 가뭄이 의성.군위 등 동남부 지역으로까지 확산되고 양파.마늘 등을 뽑아 내고 있는 의성 등지에서 모내기 불능지역이 급증하는 한편 밭작물 고사 면적이 크게 늘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11일 오전 농협.농업기반공사.한전.수자원공사.대구기상대.시군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관계관 회의를 열어, 앞으로의 대책 목표를 2차 한해 극복에 집중해 민.관.군이 총력을 기울이도록 했다.

또 △용수원개발 대책비 161억원(국비 81억원.지방비 80억원)을 22개 시.군(울릉 제외)에 추가 배정하고 △군인 및 2천여명의 공공근로 인력을 가뭄극복 일손돕기에 투입하며 △이달 한달 동안 밭농사용.생활용수용 관정의 전기요금을 논농사용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또 더 긴 가뭄에 대비해 24억원을 들여 이달 말까지 안동.영주.상주 등 11개 시.군 고갈 저수지 458개 중 101개를 준설키로 했다. 20일까지 비가 오지 않을 경우 120억원의 추가 가뭄 대책비를 정부에 요청키로 했다.

정지화기자 jjhwa@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