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정쇄신 연기 가뭄탓 ?

"가뭄 때문에 연기한다는데..."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개혁안 발표에 기대를 걸었던 민주당 소장파들이 회견 연기에 보인 반응이다.

소장파들은 항명파동의 원인이 됐던 인적쇄신 문제 등이 김 대통령 회견에서 매듭지어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회견 연기라는 의외의 복병을 만났다. 그러나 청와대측이 회견연기 이유로 '가뭄' 문제를 들었기 때문에 뭐라 항변할 입장도 못된다. 따라서 일단 "기다려 볼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소장파 일각에서는 대통령 회견 연기 결정이 그들의 내부전열을 정비하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반응도 있다. 실제로 김태홍.박인상.이호웅.정범구.정장선.김성호 의원 등은 최근에 모임을 갖고 "쇄신요구 관철 때까지 대동단결 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이들은 특히 소장파 내부 분란의 소지가 됐던 정동영 최고위원과의 관계설정을 놓고도 "정 최고위원과 연대를 유지한다"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쇄신 대상에 올라 대통령 회견을 기다리던 동교동계도 "지금은 가뭄극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면서 소장파에 대한 반격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최근의 소장파 재결집 움직임에는 긴장하는 모습이다.

소장파 의원들을 완전히 제압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간을 벌어준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또 청와대가 쇄신책에 담을 내용을 고심했다는 소리가 들리면서 자칫 '유탄'을 맞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내비치고 있다. 대통령 회견 연기로 여권 정풍파문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것 같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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