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가뭄이 사상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자 정치권도 뒤늦게 대책 마련을 위해 분주하다. 여야 할 것없이 모두 '국가적 위기'로 간주, 정쟁 중단을 선언하면서 전국의 지구당을 총동원한 가운데 가뭄 현장으로 당력을 쏟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앞서 계획돼 있던 당원 연수회 등 각종 행사는 모두 취소돼 버렸다. 가뭄 사태가 여의도 정가를 강타하고 있는 셈이다.
여권의 경우 당정회의를 잇따라 개최, 가뭄 대책을 논의하고 있으며 12일엔 김대중 대통령이 직접 나서 가뭄극복을 위한 대국민 특별담화를 발표키로 했다. 대신 13일로 예정됐던 김 대통령의 국정쇄신 관련 기자회견은 "가뭄 대책에 전력을 쏟아야 할 현 상황에서 적절치 않다"는 등의 이유로 전격 취소됐다.
민주당과 한나라당도 11일 여의도 중앙 당사에서 각각 확대간부회의나 원내대책회의를 갖고 가뭄 대책을 논의했으며 이번 임시국회중 추경예산 편성 등을 통해 이 문제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또한 민주당은 전국 지구당에 긴급 전문을 보내 각종 행사를 최대한 자제하고 가뭄극복에 주력해줄 것을 지시했으며 한나라당 역시 당원 총동원령을 내려놓고 있다.
각 당 대변인실의 논평도 이에 가세하고 있다. 민주당 전용학 대변인은 "가뭄피해로 고통받는 국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 모든 당력을 가뭄극복 일손돕기와 대책마련에 집중할 것"이라며 "소모적인 정쟁과 논쟁을 중단하고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도 "민.관.군이 총력을 다해 가뭄극복에 적극 나서야 할 국가적 위기이자 민생의 위기 상황"이라며 "국회 차원의 지원과 함께 전 당원을 동원, 가뭄극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여권의 정책혼선과 준비 부족으로 위기 상황을 악화시켰다"며 김 대통령의 기자회견 연기에 대해서도 "가뭄대책을 이유로 연기한 것은 궤변이고 국정쇄신안 발표가 곧바로 정권레임덕 가속화로 이어질 것이란 단견에 집착한 결과"라는 등 여권에 대한 비난도 퍼부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여야 지도부는 앞다투듯 가뭄현장을 잇따라 방문하고 있다. 민주당 김중권 대표는 11일 강화도 가뭄현장을 방문, 양수기를 기증하고 농민들과 함께 물대기 작업을 했으며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전날 경기도 이천의 농촌 마을을 찾아 맨발로 논물대기를 했다. 민주당 이인제 최고위원은 충북괴산의 모내기 현장을 방문했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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