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컨페드컵 결산-(상)월드컵 값진 경험

프레 월드컵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 축구대회가 프랑스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은 1년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얻었고 고쳐야 할 점이 무엇인지도 깨닫게 됐다. 대회는 예상과는 달리 호주의 돌풍, 카메룬의 몰락 등 이변이 속출했고 한국은 고질적인'첫경기 징크스'를 깨지 못하고 좌초했다. 이번 대회를 월드컵 값진 경험과 한국축구의 과제로 나눠 짚어본다.

2002년 한·일 월드컵축구대회를 미리 점점하는 천금같은 기회였다.

이번 컨페더레이션스컵은 월드컵과는 달리 대한축구협회가 국제축구연맹(FIFA)의 손발이 돼 주도적으로 움직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월드컵조직위원회와 개최지 지방자치단체, 개최지의 축구협회가 준비한 대회였다.

컨페드컵은 대회 준비와 운영에서 경험 부족에 따른 부분적인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아무런 사고없이 끝나 FIFA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

월드컵 10개 개최도시 가운데 이번에 선보인 대구와 울산,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잔디상태와 관중석 등 시설 면에서 세계적인 축구경기장으로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용경기장인 울산과 수원경기장 뿐만 아니라 대구종합경기장도 큰 규모에도 관전에는 불편이 없는 것으로 인정받았다.

대구 등 개최도시는 헌신적으로 대회를 준비했다. 개막전 포함 예선 2경기를 연 대구시는'관중 동원'이란 편법을 썼지만 2경기에 10만명이 넘는 관중을 유치, 전 세계에 축구도시라는 깊은 인상을 심었다. 또 대구시는 '천의 숨결' 등 다양한 개막 식전행사를 마련, 호평을 받았다.

대구시축구협회와 자원봉사에 나선 대구시민들의 지원도 돋보였다.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식사비용까지 자부담해야 하는 등 어느 곳에서도 도와주지 않았지만 선수단 안내와 경기장 관리, 경기 진행보조 등 궂은 일을 도맡아 했고 3천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은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구시축구협회 김기진 전무는 "프로축구단이 없고 국제행사를 유치한 경험이 없어 여러 부문에서 당황스런 일들이 발생했다"고 토로하고 "이번 경험을 통해 내년 월드컵을 잘 해낼 수 있다는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FIFA 주관 행사인 탓에 월드컵준비의 주체인 월드컵조직위원회가 지원단체 역할에 그쳐 '월드컵 리허설'을 제대로 한 것이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FIFA-조직위-축구협회-개최도시로 짜여진 월드컵 운영시스템은 이번에 가동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입장권판매, 미디어, 교통, 경기장 등 운영 면에서도 크고 작은 문제점들이 잇따랐다. 예매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시민들이 표 구입에 애를 먹었고 대구시는 표를 강매하는 추태를 보였다. 자동차 부제는 자율에 맡기면서 실효를 보지 못했고 미디어의 선수단 대화창구로 설치한 '믹스트 존'은 경험 미숙으로 무용지물이 됐다.

김교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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