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돌아와 '가뭄극복 성금모금' TV방송을 보았다. 농사짓는 할아버지가 매일 걱정하시는 것을 본 터라 남의 일 같지 않았다. 방송을 보다보니 문득 대구월드컵경기장에 놀러 갔던 일이 생각났다.
경기장은 TV에서 볼 때보다 훨씬 크고 멋있었다. 주위에 공원이 있었고 공원으로 가는 계단 옆에 경사로가 있어 동생을 태운 유모차도 쉽게 갈 수 있었다. 경기장 주변에서 한참 놀다가 손을 씻으려고 수돗가로 가니 사람들이 물을 잠그는 방법을 몰라 수도꼭지를 이리저리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그 때 지나가던 사람이 "가만히 두면 자동으로 잠겨요"라고 알려주었다. 이미 물이 많이 흘러 주위는 온통 물바다가 됐고 뒤이어 수도를 이용한 많은 사람들도 수도꼭지와 씨름을 했다. 만약 수돗가에 '수돗물이 자동으로 잠깁니다'라는 안내문을 써 붙였다면 많은 시민들이 고생도 하지않고 물도 낭비되지 않았을 것이다.
김지연(경산시 하양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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