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더 작고 강하게 컴퓨터기능 통합 물결

올 하반기부터 PDA(개인정보단말기), HPC(휴대용PC), 포켓PC 분야에서 세계 PC 메이커들이 한 판 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컴퓨터 메이커들은 PC시장이 위축되자 '보다 작고 강하게'를 모토로 기능 통합을 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필요한 기능은 충족하면서도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신제품들이 쏟아져 나와 시장에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지난 8일 타이완 타이페이에서 막을 내린 아시아 최대 컴퓨터 관련 국제전시회인 제21회 COMPUTEX TAIPEI 2001(4일~8일)은 PC시장의 이러한 동향을 보여주었다. 전세계 1천30여 기업(2천151개 부스)이 이 전시회에 참가, 컴퓨터 및 부분품, 통신, 컴퓨터 시스템, 마더보드, 업그레이드 카드, 모니터, 소프트웨어 등 신제품을 선보였다. 타이완은 세계 최대 컴퓨터 부속품 공급시장이다. 따라서 컴퓨텍스 타이페이 2001에서 나타난 PC업계 동향은 향후 세계 PC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전시회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PC 마더보드(CPU 등이 얹혀있는 보드로 PC본체의 핵심부품) 업체들이 전세계 PC시장의 위축과 수익 감소를 돌파하기 위해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PDA류 시장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세계 3대 마더보드 생산업체인 타이완의 ASUS텍 컴퓨터와 마이크로스타 인터네셔널, 엘리트그룹 컴퓨터 시스템은 모두 HPC, PDA, 포켓PC 신제품을 전시하고 시장진입을 예고했다.

ASUS텍이 선보인 HPC는 근거리 무선통신이 가능한 블루투스와 GSM(모바일 커뮤니케이션 글로벌 시스템) 및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기능을 수용했고, PDA 역시 GSM과 GPRS(General Packet Radio Services) 등의 기능을 갖췄다.

엘리트그룹이 출품한 PDA-EPD30은 핵심부품의 대량구매로 판매가를 26만원 수준으로 크게 낮췄고, MP3 기능이 첨가된 EPD50은 오는 7월 중국 본토 현지공장에서 대량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마이크로스타의 PDA시리즈 EZ-NOW는 자체 개발한 OS(운영체제) 또는 윈도우 CE를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 '영어'와 '중국어'를 동시 사용하는 중국본토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유니버셜 사이언티픽 인터스터리, 노트북PC 메이커 '미택', 컴팔 일렉트로닉, 에이서의 자회사 AOpen 등도 올해 4/4분기 또는 내년 상반기에 PDA 또는 무선 포켓PC 시장진출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용 CPU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을 자랑하는 지역 기업 맥산시스템(www.maxam.com)도 기능통합을 통한 '작고 강한 신제품 창조'란 세계적 흐름에 맞춰 '패널PC 에리얼-760'을 공개했다. 올해 8월쯤 대량생산 체제를 갖출 패널PC는 LCD(박막액정표시장치) 모니터 속에 컴퓨터 본체를 압축시켜 설치한 차세대 PC. 여기에 CD 및 플로피 디스켓 드라이브 등 기존 PC본체 기능을 모두 갖췄다.

따라서 패널PC를 설치하면 책상위에 거창하게 자리잡고 있는 PC본체와 브라운관 모니터가 필요없다. 대신 LCD모니터와 키보드를 놓을 공간만으로도 PC를 사용할 수 있다. 특히 패널PC의 가격은 130만~150만원 선에 불과해 현재 LCD모니터를 갖춘 PC 대부분이 200만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에서도 앞서고 있다.

맥산은 또 서버-클라이언트 시스템을 이용, 비싼 PC를 값싼 단말기로 대체해 기업의 하드웨어 설치비용을 대폭 줄여주는 '씬 크라이언트(Thin Client)'와 기존 TV로 인터넷과 디지털 위상방송을 이용 및 수신할 수 있는 셋톱박스 등을 컴퓨텍스 2001에 출품했다.

맥산 외에 클릭TV의 셋톱박스, 기가링크의 네트워크 시스템, 진성과 성민 기업이 출품한 컴퓨터 본체 케이스 등이 컴퓨텍스 2001 한국공동관에 전시돼 100만달러(계약 30만달러) 상당의 상담실적을 올렸다.

타이페이에서.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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