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통업계 경쟁 새국면

정부의 시장제한 조치에 묶여있던 SK텔레콤과 SK신세기통신이 다음달부터 대대적인 판촉활동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이동통신사업자들의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6월말까지 시장점유율을 50%밑으로 떨어뜨려야 하는 SK텔레콤과 SK신세기통신은 가입자를 줄이는 각고의 노력(?)을 펼쳐 목표를 달성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경쟁사인 KTF가 시장점유율을 크게 높였고 또 하나의 사업자인 LG텔레콤도 SK의 지원을 업고 3파전에 뛰어들었다.

KTF 대구지사에 따르면 이달 말 SK텔레콤과 SK신세기통신의 전국 시장점유율은 49.9%, KTF 36%, LG텔레콤 14.1%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SK텔레콤 50%, KTF 40%, LG텔레콤 10% 구도로 짜여지고 있다. 지난해 말 대구.경북지역 시장구도가 SK텔레콤 56.2%, KTF 35.2%, LG텔레콤 10.2%였던 상황과 비교하면 KTF의 약진이 눈부시다.

그러나 다음달부터 펼쳐질 이동통신회사들의 마케팅 전쟁이 본격화되면 이러한 시장구도가 그대로 유지될지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다. 시장제한조치에 발목잡혔던 SK텔레콤이 본격적인 마케팅으로 '고토 회복'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KTF는 SK텔레콤과 좁혀진 격차를 더욱 줄이기 위해 일전을 불사할 태세다.

SK텔레콤과 KTF 등 이동통신사업자들은 당분간 2세대 단말기의 무선인터넷 콘텐츠 강화를 통해 가입자를 확보하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2.5세대 이동통신은 통신속도 단축과 동영상을 제공하는 장점에도 불구, 단말기 값이 40만~50만원대로 비싸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2천여명을 비롯 대구.경북지역 2.5세대 단말기 보유자는 1만명이 채 안된다.

또 무선인터넷 인구도 전체 가입자의 절반에 훨씬 못미쳐 2세대 무선인터넷을 주 공략대상으로 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SK텔레콤의 경우 대구.경북지역 120만 가입자 중 40% 이상이 2세대 단말기를 보유하고 있으나 무선인터넷 인구는 이 중 20%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게임.오락.금융.뉴스 제공 등 분야별 콘텐츠 구색을 갖추는 한편 현재의 콘텐츠 질을 더욱 높이기로했다. 또 하반기에 가입자들이 깜짝 놀랄만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KTF 역시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콘텐츠 질을 높이면서 다른 사업자들과 차별화하는 서비스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에서 유독 약세를 보이고 있는 LG텔레콤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고전이 예상된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이 내수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계획이지만 전망은 밝지않다. 단말기가 2천600만대나 보급돼 국내 이동통신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대외 수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SK텔레콤 대구지사 이민재 홍보팀장은 "시장을 잠식당했지만 가입자들이 가진 브랜드 이미지가 있어 곧 시장점유율을 회복할 자신이 있다"면서도 "내수 시장의 포화로 경쟁이 무척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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