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지금과 마찬가지로 구조조정을 지연시키고 내부 성장원천을 찾지 못할 경우 중남미 국가들처럼 경제위기를 반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은 동남아 국가보다 다소 나은 상태지만 부실기업의 과감한 퇴출 등 구조조정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2일 이런 내용을 담은 '최근 동남아 경제상황 점검' 보고서를 냈다.
이 연구소의 박번순 수석연구원은 "최근들어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재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동조세력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면서 "정부마저 흔들리고 있어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구조조정을 제대로 안하면 기업들은 단기적으로 편할지 모르지만 중장기적으로 국제적 신인도가 떨어지면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동남아국가들의 경우 주기적인 국제경기 변동에 따라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연구소는 동남아시아 정부와 기업들은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추진해 왔으나 지난 99년과 2000년 경제가 다소 회복되자 구조조정을 게을리해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국 경기 둔화, 국제 정보기술(IT) 산업 부진, 국제증시 침체 등으로 더욱 어려움에 빠져 있으며 이는 내부적인 성장원천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은 위기를 반복하는 중남미형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말 현재 인도네시아 외채규모는 1천820억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118%, 필리핀의 외채는 국민총생산(GNP)의 66% 선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정부채무는 인도네시아가 GDP의 100% 수준이며 필리핀은 93%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 산업생산은 작년 10월에 전년 동기대비 20%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으나 올해 2월에는 4.3%, 3월에는 0.5%로 둔화됐고 특히 3월 반도체·부품생산은 11.7%나 줄었다고 전했다. 이 나라의 외환보유고는 4월14일 현재 263억 달러로 작년 2/4분기의 340억 달러에 비하면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태국의 3월 산업생산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 줄었고 필리핀도 1~2월에 2~3%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연구소는 동남아국가들이 재정확대, 자산매각, 평가절하(통화공급증대) 등의 정책 수단으로 단기적 침체를 해소할 수 있으나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면서 구조조정가속화, 자체기술기반 강화, 내수와 역내무역 확대 등 세계경제의 변동성을 흡수할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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