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방선거 앞으로 1년 대구.경북단체장 누가 뛰나

한나라당의 우세 기류는 경북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현역 단체장 대부분이 재출마를 노리고 있다는 점 또한 대구와 비슷하다.

다만 현역 단체장 가운데 다수가 비한나라당 소속(16명)이라는 점이 대구와 다른 점이다. 때문에 지역에서는 이들 지역의 선거 양상이 공천 결과에 따라 다소 미묘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무리 한나라당 분위기라고는 하지만 높은 인지도에다 상당한 조직과 현역이라는 프리미엄까지 겸비한 이들에 필적할 만한 후보들이 많지 않다는 점이 한나라당의 고민 거리다.

이들 가운데 다수는 98년 선거에서 한나라당 바람을 업고 당선됐다가 탈당한 사람들이다. 이들을 재선 가능성만을 고려, 덥석 공천을 줄 경우 당 기강의 붕괴는 물론 해당행위자에게 오히려 특혜를 주는 격이 돼버리기 때문이다.

◈포항=정장식 시장에 대한 한나라당 공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여론이다. 관료 출신으로 부드럽고 무리수를 두지 않는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반면 박기환 전 시장은 민주당에서 한나라당으로, 다시 자민련으로 당적을 옮긴데다 지난 총선에서 민국당의 허화평씨를 지원해 한나라당 공천은 물건너 갔다는 관측이다. 박 전 시장은 조만간 당적을 정리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나라당 경북도지부 후원회장인 장성호 전 경북도의회 의장이 정 시장과 치열한 공천경쟁을 벌일 태세다. 장 전 의장은 이회창 총재 측근 인사들과 교분이 있어 중앙당의 지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한 포항이 경북 최대 기초단체라는 점에서 공천에 중앙당의 입김이 많이 작용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많다.

따라서 한나라당 공천을 누가 받느냐에 따라 선거양상은 많이 달라질 전망이다.

◈경주=이원식 시장 등 8명 안팎의 후보가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올라 후보 난립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후보가 많다는 것은 후보간 우열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소속으로 당선됐다가 국민회의에 입당했고 다시 탈당한 이 시장에 대한 한나라당 공천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지역에서는 지난 총선 때 김일윤 의원의 선거운동을 도운 백상승 전 서울부시장에 대한 공천설이 나돌고 있지만 김 의원 측은 부인하고 있다. 백 전 부시장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뛰고 있다. 또 황윤기 전 의원도 최근 경주시내에 사무실을 열고 시장 출마 등 정치활동 재개를 모색하고 있다.

또 경주부시장을 지낸 최윤섭 경북도 기획관리실장의 한나라당 공천설도 나오고 있으나 본인은 극구 부인하고 있다. 최원병 전 경북도의회 부의장, 임배근 동국대 교수, 김도환 전 경주JC회장, 김경오 경주 재향군인회장 등도 거론되고 있다.

◈김천=한나라당 공천을 놓고 박팔용 시장과 박성덕 전 행자부 방재국장이 맞붙을 것이란 예상도 있지만 박 전 국장은 활동이 뜸한 상태고 박 시장에 대해서는 지구당위원장인 임인배 의원이 비토를 놓은 상태여서 결과를 예단하기 힘들다.

3선에 도전하는 박 시장은 차기 국회의원 출마설과 기초단체장에 대한 중앙 임명제 논란 때문에 임 의원과 등을 돌린 상태여서 공천을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 임 의원은 서울과 김천에서 공공연하게 박 시장에게 공천을 주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98년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김정배 21C김천발전연구소 이사장이 최근 조직을 재정비해 한나라당 공천 경쟁에 가세했다. 또 경북도 사회복지과장을 지낸 조준현씨도 지난해 2월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지지세 확산에 주력하고 있어 한나라당 공천 경쟁자로 꼽힌다. 김정기 전 김천시의회 의장도 거론된다.

◈안동=무소속의 정동호 시장은 안동의 이미지 제고와 관광산업 활성화 등으로 후한 점수를 받고 있지만 최근 독선적 업무 추진과 원칙없는 인사에 대한 비판도 없지 않다.

정 시장에 대해 권오을 의원측은 한나라당 공천을 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한나라당 공천 물망에 올라 있는 인사로는 안동군수를 지낸 김휘동 경북도의회 사무처장이 첫 손 꼽힌다. 행정가로서 능력을 인정받아 각계에서 출마 권유를 받고 있다. 지난 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한 안원효(태화약국 약사)씨는 다크호스로 꼽힌다. 오랜 정치생활을 통한 탄탄한 사조직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낙동강환경연구소장인 김성현씨와 권 의원의 최측근인 김선종 경북도의원의 이름도 빠지지 않고 거론되고 있다.

◈구미=김관용 시장의 독주가 예상되지만 한나라당 소속으로 당선됐다 곧바로 탈당한 점이 아킬레스 건으로 지적된다. 지금처럼 한나라당 독주의 분위기라면 김 시장의 고전은 불가피하다. 때문에 김 시장이 한나라당 재입당을 고려한다는 소문도 있지만 한나라당이 받아줄 지는 미지수다.

반면 다른 후보들은 한나라당 공천만 받으면 김 시장도 이길 수 있다며 공천경쟁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정보호 도의원은 공천 경쟁에서 우위를 장담하고 있다. 약국경영과 도의원 경험을 통해 인지도를 높인 것이 강점이다. 구미 축협장을 6번이나 지낸 장경환씨도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표밭갈이에 나섰다.

감사원 서기관인 이규근씨는 최근 잦은 구미방문을 통해 젊은 층을 파고들고 있다. 이강웅 전 포항 부시장도 지난 총선 낙선 이후 단체장으로 목표를 선회했다고 한다.

◈영주=민주당 소속인 김진영 시장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는 무난하다. 하지만 국회의원과 민선시장을 두 번이나 지낸데 대한 견제심리도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지역에서는 김 시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또 권영창 자민련 지구당위원장 역시 탈당후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권 위원장 주변에서는 자민련 탈당 후 한나라당의 문을 두드릴 것이라는 이야기도 없지 않다.

지난 지방선거에 한나라당 후보로 나섰다가 낙선한 강은구 영광교육재단이사장은 한나라당 공천을 다시 희망하고 있다. 여의치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한다는 배수진을 치고 있다.

이밖에 영주시의회 정명훈 의장, 김창언 경북도의원 등이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하고 있다. 이종순 법무사는 세대교체 바람에 기대를 걸고 무소속 출마를 공언하고 있고 박성만 도의원과 김영화 아태재단 선임연구원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영천=지난해 10.26 보궐선거로 취임한 무소속 박진규 시장의 한나라당 입당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박 시장에 맞설 후보로는 지난 보선에서 박 시장에게 진 조규채 한나라당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해 문덕순 전 도의원, 최여봉 전 영천시의장, 김정일 새마을운동 영천시 지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이대원 영천경찰서장이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부상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물론 본인은 가능성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영천시장 선거의 특이사항은 거명되는 후보들 모두가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공천 결과에 따라 교통정리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만큼 한나라당 공천경쟁은 치열하다.

◈상주=김근수 시장은 고령이라는 핸디캡이 있으나 지금껏 무난하게 시장직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한나라당 소속으로 당선돼 당적을 계속 유지했다는 점도 공천경쟁에서 플러스 요인이다. 반면 추진력이 부족해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당내에서는 김시장의 조직을 관리하던 문기현씨가 16년간의 지구당 사무국장 경력을 바탕으로 이룬 조직관리 능력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한나라당의 아성에 도전하는 여당 후보로는 김탁 민주당 지구당위원장이 있다. 김 위원장은 개혁지지층과 청장년층 그리고 여성들을 주요 지지기반으로 한다는 전략이지만 반 민주당 정서가 최대 약점이다.

◈문경=김학문 현 시장에게 대구환경청장을 지낸 신현국 환경부 공보관과 채희영 도의원, 강신규 보명당약국 대표 등이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김 시장이 자민련 소속임에도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신.강 두 사람은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하고 있다. 채 의원은 한나라당 공천에 자신감을 표하며 공천을 받지 못하면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자세다. 그러나 지역에서는 채 의원이 무소속 출마까지 강행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한편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소속 후보를 내지 않았던 신영국 의원은 공천자를 낼 경우 김 시장과 접전을 예상하면서도 아직 공천에 대한 언급을 삼가고 있어 선거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경산=최희욱 시장이 98년 선거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당선됐다 탈당해 지금은 무소속이라는 점에서 한나라당의 공천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현역 도의원인 이천우.허규석 의원은 최 시장 공천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공천경쟁을 시작했다. 이 의원은 20여년간의 정당생활과 당 기여도와 구 경산시지역 지지를 바탕으로 공천을 자신하고 있다. 허 의원은 하양읍을 비롯한 구 경산군 지역에서 우위에 있다며 공천 경쟁에서 뒤질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두 사람 모두 공천 탈락시 무소속 출마도 불사한다는 자세다.

여기에 윤영조 현 도교육위원과 김윤곤 한나라당 중앙위원도 가세하고 있다. 한나라당 경북도지부 청년위원장인 이경호 경산경북약국 대표도 거론된다. 특히 윤씨는 1년전부터 시장출마를 준비, 지명도에서도 앞서 나가고 있어 다른 후보들의 견제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 1.2부, 사회 1.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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