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北-美 협상, 빠를수록 좋다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이 지난 6일 북미협상 재개를 제의한 데 대해 북한이 이례적으로 신속한 반응을 보이는 등 북미 협상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여 주목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잭 프리처드 미국 한반도평화회담 특사가 13일 뉴욕에서 이형철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와 만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프리처드 특사가 쌍무협상을 준비하기 위해 이 대사와 만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설명했다. 부시 대통령의 대화 재개 제의후 북한은 지금까지 일절 공식적인 논평이나 반응을 보이지 않아왔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의 대북협상 의제를 검토하는데 시간이 걸려 본격적인 접촉은 상당히 늦어질 것으로 예상해 왔다. 따라서 미사일 및 핵과 함께 재래식 무기도 포함한 포괄적 협상 제의 내용 어느것 하나도 순순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임에도 북한이 불과 엿새만에 대화신호를 보낸 것은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자세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번 접촉에 대해 "부시 행정부가 정책 검토 내용을 공식적으로 통보하고 일정 등을 협의하는 수준"이라며 준비회담을 위한 첫 북미접촉이라는 것 이외에는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고 평가절하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북미간의 공식 대화로 보려면 적어도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급이나 그 이상의 선에서 대화상대자가 결정돼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번 첫 북미 접촉과 관련, 북·미 양측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며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 쪽으로 한발 더 디딘 것으로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다. 부시 대통령이 집권후 대북협상 중단 등 강경 기조를 보여 북미 관계가 악화돼 온 점을 감안할 때 같은 테이블에서 만난다는 것 자체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일정부분 기여할 것으로 본다. 우리는 이번 북미 접촉이 유연하고 진지한 본격 협상으로 이어져 회담의 성공을 가져오길 진심으로 바란다. 아울러 북한이 대미 대화와 함께 남북대화도 빠른 시일내 재개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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