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업체들 가뭄성금 눈치작전

"꼭 내야 하나, 낸다면 언제 얼마나 내야 하나?" 최악의 가뭄에 목말라 하는 농촌 돕기 성금 모금이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한창이지만, 기업체들은 사정이 다르다. 대신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기탁 여부 결정을 저울질하며 눈치 작전을 벌이고 있는 것.

포항공단 한 업체 관계자는 "지금 성금을 내도 장마가 시작되기 전 열흘 안에 농민들에게 전달될 가능성도 없고, 과거 정부의 각종 성금 집행도 투명하지 못했다는 것이 망설이게 되는 한 이유"라고 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군청 등이 나서서 업체들에게 관정굴착 등 인력.장비 지원을 요청하는게 실질적인 지원을 유도하는 길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노조들이 하투(夏鬪)까지 벌이는 마당에 성금을 냈다가는 자금 사정에 여유가 있는 것으로 오판돼 노조 요구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없잖다"고 했다.

기업들이 몸을 사리면서 각 언론사 모금 창구를 찾는 것은 기업보다 개인들이 많고, 기업들은 성금을 내면서도 익명으로 하는 경우가 적잖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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